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문화 책&생각

팔뚝의 점까지 나와 닯은 사람이 있다면

등록 2006-10-12 20:34

도플갱어<br>
주제 사라마구 지음. 김승욱 옮김. 해냄 펴냄. 1만3000원
도플갱어
주제 사라마구 지음. 김승욱 옮김. 해냄 펴냄. 1만3000원
<도플갱어>는 1998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포르투갈 작가 주제 사라마구(84)가 팔순 나이에 발표한 소설이다. ‘분신’을 뜻하는 제목처럼 완전히 똑같은 두 사람을 등장시켜 정체성의 위기를 다루었다. 중학교 역사교사인 토르툴리아노 막시모 아폰소와 단역배우 안토니오 클라로가 이 짓궂은 운명의 주인공들. 팔뚝의 점 하나는 물론 후천적인 흉터까지도 꼭 닮은 외모, 거기에다 목소리와 지문까지 똑같은 두 사람의 존재는 서로에게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훼손이자 근본적 도전으로 받아들여진다. “이 세상에 똑같은 사람이 둘이나 존재해서는 안 된다는”(386쪽) 것이 정체성 공화국의 헌법 제1조 1항이다. 그런데 현실은 법 조항과 다르다.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자신의 정체성을 지키기 위해 상대방을 적으로 삼을 수밖에 없는 두 남자의 싸움은 각자의 배우자와 연인까지 끌어들이며 비극적인 결말로 치닫는다. 파트너가 바뀐 상태에서 두 남녀가 죽는 사고도 비극적이지만, 산 자가 죽은 자로 행세하며 여생을 마쳐야 하는 상황이야말로 소름 끼치도록 두렵고 끔찍하다.

최재봉 문학전문기자 bong@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문화 많이 보는 기사

‘의인 김재규’ 옆에 섰던 인권변호사의 회고록 1.

‘의인 김재규’ 옆에 섰던 인권변호사의 회고록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작가의 ‘투쟁’을 질투하다 2.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작가의 ‘투쟁’을 질투하다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억대 선인세 영·미에 수출…“이례적” 3.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억대 선인세 영·미에 수출…“이례적”

노래로 확장한 ‘원영적 사고’…아이브의 거침없는 1위 질주 4.

노래로 확장한 ‘원영적 사고’…아이브의 거침없는 1위 질주

9년 만에 연극 무대 선 김강우 “2시간 하프마라톤 뛰는 느낌” 5.

9년 만에 연극 무대 선 김강우 “2시간 하프마라톤 뛰는 느낌”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