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 인텔리전트(Being Intelligent)
짬깐독서
“5년 후 타이거 우즈 경기를 보면서, ‘빌, 방금 우즈의 멋진 퍼팅을 봤어’라고 말하면 TV가 빌 게이츠를 찾아서 내 말을 전달할 것이다.” 지난 5월 서울을 8번째 방문했다는 마이크로소프트 사장 스티브 발머는 “앞으로 10년간의 혁신은 과거 10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더 재미있고 역동적일 것”이라며 이런 예를 들었다.
그의 말처럼 ‘기계가 스스로 생각해서 인간을 위해 일을 하는 세상’이 정말 그렇게 코 앞에 다가오고 있을까? 이 책에 등장하는 화자들, 지난 5월 ‘서울디지털포럼 2006’에 참석한 전세계 정보통신기술(IT) 리더와 석학들은 모두들 “그렇다”고 동의한다. 그 세상의 이름은 ‘디지털 인텔리전스’이니, 제2의 지능인 디지털 지능의 시대를 맞이하라고 합창한다.
“한국의 초고속인터넷망은 독일의 아우토반과 같다. 속도제한이 없는 이 즐거운 공간이 미래를 만들어간다”(클라우스 클라인펠트 지멘스 회장), “새로운 퓨전시대의 반도체는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모든 현존하는 기술과 결합될 것이다”(황창규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사장), “디지털 인텔리전스 혁명은 지금 여러분의 휴대폰에서 일어나고 있다. 휴대폰은 이미 여러분이 어디 있는지, 누구인지, 무엇을 원하는지 알고 있다”(폴 제이콥스 퀄컴 사장)………….
당시 포럼에서 60여명의 세계 정상급 전문가와 15개 나라의 정보통신 장관들, 2천여명의 디지털 오피니언 리더들이 참석해 사흘동안 나눈 토론을 한국 ‘IT기자클럽’ 회원 기자들이 정리한 책인 만큼, ‘디지털 인텔리전스란 무엇이며 어디로 갈 것인가?’에 대한 관심이 있는 독자라면 귀기울여 볼 만한 얘기들이다. 그 쟁쟁한 이름과 면면만 흝어봐도 ‘IT’ 분야 파악에 도움이 될 법하다. 설혹 ‘디지털’이란 단어에 기계치 같은 거부감을 갖고 있다해도 지레 피할 필요는 없을 듯 하다. “아무리 디지털 지능혁명이 물과 공기처럼 삶과 산업 전반을 바꾸더라도 그 중심엔 인간이 있어야 한다”고 결론을 맺고 있기 때문이다.
김경애 기자 ccandor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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