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저널리스트의 죽음
손석춘 지음. 후마니타스 펴냄. 1만원
손석춘 지음. 후마니타스 펴냄. 1만원
‘새로운 사회를 여는 연구원’ 원장이자 언론비평가인 손석춘 <한겨레> 기획위원의 저서다. ‘신문읽기의 혁명’, ‘부자신문, 가난한 독자’ 등을 통해 한국 언론에 대해 쉼없이 칼날을 들이대 온 저자의 또 다른 언론비평서다. 그 자신의 말대로 제목부터 도발적이다. 러시아 소설가 보리스 파스테르나크의 자서전 ‘어느 시인의 죽음’을 떠올리게 한다.
저자의 문제 의식은 역시 ‘우리 시대가 뒤틀린 데는 무엇보다도 언론이 제 구실을 못하기 때문’이라는 데서 출발한다. 현직 기자들의 45%가 신뢰하는 언론사가 “없다”고 답할 정도로 오늘날 언론은 불신의 늪에 빠져 있다. 저자는 이는 단지 신문사, 방송사의 위기만이 아니라 미디어 공론장의 위기라고 진단한다. 누구나 자유롭고 평등하게 참여해 여론을 형성하는 마당, 바로 이 미디어 공론장의 죽음은 한국 저널리즘의 위기이자 민주주의의 위기’라는 인식이다.
그래서 죽은 공론장, 죽은 저널리즘을 살려내는 일은 너무나 절박하다. 하지만 한국 저널리즘은 여전히 기본적인 덕목인 ‘정확한 보도와 논평’조차 내팽개치고 있다. 흥미로운 대목은 저자는 우리 언론의 이런 행태를 구체적인 보도 하나 하나를 되짚으며 우리의 나태한 시각을 되돌아 보게 한다. 책은 어쩌면 우리 언론에 대한 매서운 질타이면서도 동시에 죽어가는 언론을 살리려는 저자의 외로운 호소인지도 모른다.
이창곤 기자 go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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