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터 사람들
홍새라 지음삶이보이는창 펴냄. 9000원
홍새라(41)씨의 장편소설 <새터 사람들>은 도시적 욕망과 농촌의 생명력 사이의 대립 위에 서 있다. 강원도 백두대간 아래 새터 마을에 생수 공장이 들어선다는 소식이 그 대립을 촉발시킨다. 도회의 번다한 삶을 뒤로하고 귀향한 방현재가 다른 두 청년과 함께 마을 사람들을 규합해 생수 공장 반대 투쟁을 벌이는 것이 소설의 기둥 줄거리를 이룬다. 방현재가 도시에 남겨두고 온 사랑하는 여자 ‘미영’을 향해 하는 작별의 말에 소설의 주제의식은 응축되어 있다: “잘 가라. 미영아. 내 사랑아. 도시를 잊듯 너를 잊으리니 잘 가라. 내 사랑 미영아. 어느 곳을 가도 발을 뺄 수 없는 연쇄그물. 나는 이제 그것과 싸우련다. 너도 싸우련.” 작가는 생수 공장에 반대하는 농민들의 싸움이 결코 단순하지 않고 농민들 내부의 균열과 갈등을 아울러 수반하는 것임을 사실적으로 보여준다. 소설집 <민들레꽃 사랑>에 이어 첫 장편에서도 농민의 삶과 농촌 현실을 적극적으로 보듬어안는 작가의 고집이 돋보인다.
최재봉 문학전문기자 b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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