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욕망의 지도.
김경훈 지음. 위즈덤하우스 펴냄. 1만3000원
“세계는 세계를 욕망하는 사람들에 의해 더욱 생생해지고 활기 있게 된다.”
지난 90년 작고한 문학비평가 김현의 말이다. 욕망이 행동을 낳고 행동이 풍속을 만들어내며 풍속이 세계를 변화시키고 변화된 세계가 다시 욕망을 되낳는 것은 상식이다. <대한민국 욕망의 지도>의 지은이 김경훈도 이 상식에서 출발하고 있다. 때문에 어렵지 않다. 몇 개의 열쇠말을 연결하면 금세 ‘욕망의 지도’가 그려진다. 마치 디엔에이의 이중나선 구조처럼 꼬이고 가려져 보지 못했던 ‘욕망의 속살’을 드러내려는 지은이의 의도를 함축하는 말이 지도인 셈이다. 그는 그것을 일곱 개의 열쇠말에 풀어내고 있다. 세련된 이기심이라 할 ‘스마트’와, 도전을 강조하는 말 ‘청춘’을 지은이 식으로 엮어내면(‘크로스브리딩’) 우리의 삶도 한 단계 올라선다고(‘레벨업’) 지은이는 주장한다. 이 말에 선뜻 동의하기 어려운 이들은 먼저 ‘체험’과 ‘위로’ 부분을 읽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이미 94년 한국 최초로 트렌드 분석서 <한국인 트렌드>를 펴낸 내공에 걸맞게 간결한 개념 몇 가지로 시대의 흐름을 짚어내는 솜씨가 노련하다.
전진식 기자 seek16@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