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미치게 하는 것들> 함정임 지음. 푸르메 펴냄. 9800원
소설가 함정임의 별명은 ‘바람처럼’이다. 그는 바람이 불면, 늘 떠날 준비가 돼있다. 그에게 여행은 “영혼을 찾으러 가는 일”이다. 파리로 달려가 길을 거닐며 빅토르 위고와 발자크를 떠올리고, 더블린에서는 진하고 씁쓸한 기네스 맥주의 맛에 젖어든다. 리버풀, 파주 헤이리, 통영, 부산 보수동 헌책방 골목, 광화문 사거리…. 거창한 목적도, 유명한 여행지일 이유도 없다. 다만 영혼을 울리는 ‘느낌’만 있으면 된다. <나를 미치게 하는 것들>은 지난 3년 동안 그의 발길, 눈길이 머문 것들에 대한 에세이집이다.
미치게 하는 것은 꼭 밖으로 떠도는 여행만은 아니다. 방안에서 한 권의 책속으로 들어가는 일도 ‘떠남’이므로. 본업인 소설뿐 아니라 영화와 사진, 그림, 축구 등에서 그는 ‘열정’을 캐낸다. 홍대 앞에 외롭게 서있는 못생긴 벚꽃나무에도 ‘뜨거운 마음’을 품는 그를 보면서 자연스레 떠오르는 질문. 나를 미치게 하는 것은 무엇일까?
황예랑 기자 yrcom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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