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보는 열일곱개의 시선> 김만권 지음. 개마고원 펴냄. 1만3천원.
자본주의적 합리성은 진정 합리적일까. 이런 질문에 가장 의문을 품었던 이들은 19세기 후반의 베버와 마르크스다. 물론 이들의 저항은 전혀 다르게 나타났다. 베버가 부르주아 사회학의 창시자라면, 마르크스는 부르주아 철학을 전면적으로 부정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이 두 사람은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서 인간이 인간답게 되는 길은 무엇이냐는 질문을 품었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갖고 있다.
이 책에선 ‘낯선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본 철학자들의 생각을 17개의 질문을 통해 입체적으로 조명해 나간다. 때론 동시대의 철학자들이 전혀 상반된 입장에서 대립하는 모습을 통해, 때론 앞선 시대의 질문을 후세의 철학자가 계승하고 발전시키는 모습을 통해 철학적 사고를 진전시켜나간다. 고대의 소크라테스와 현대의 정치철학자 아렌트가 한 무대에 등장하는가 하면, 15세기의 마키아벨리와 20세기의 그람시가 만나는 식이다. 자본주의적 합리성에 대한 의문 말고도 17개의 질문은 흥미진진하다. ‘어떻게 진리는 권력과 결합되었을까’, ‘근대의 개인은 진정 주체적인가’ 등 고대에서 현대에 이르기까지 서양 철학사에 등장한 화두들이 오롯이 담겨 있다.
황보연 기자 whyn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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