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쾌한 딜레마 여행> 줄리언 바지니 지음. 한겨레출판 펴냄. 1만3000원
미국인 관광객 부부가 옥스퍼드를 찾아 한 택시기사에게 “옥스퍼드대학을 구경시켜준 뒤 기차역으로 다시 데려 달라”고 했다. 택시기사는 이들을 데리고 시내 곳곳을 보여주고 요금을 청구했다. 요금은 무려 12만원이었다. 부부는 우리가 본 건 칼리지와 도서관, 박물관 뿐”이라며 되려 택시기사에게“당신은 사기꾼”이라고 항의했다. 화가 난 택시기사가 답했다. “옥스퍼드대학은 곧 칼리지와 도서관, 박물관들이 아니오!” 미국인 부부는 옥스퍼드대학이 도시 곳곳에 흩어져 있는 대학 부속 건물 들의 전체란 사실을 미처 몰랐던 것이다. 이 일화는 바로 ‘똑똑한 사람도 빠질 수 있는 인상적인 사고의 오류의 예를 제시한 것’이다. <유쾌한 딜레마 여행>은 이렇듯 특정 시나리오를 통해 읽는 이들을 철학적 사색의 길로 안내한다. 자신이 키우던 애완동물을 잡아먹는 것은 윤리적으로 옳은 일일까? 만약 잡아 먹히길 원하는 돼지가 있다면 우리가 그 돼지를 먹는 것은 나쁜 일일까? 영국에서 철학자이면서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는 저자가 쓴 이 책은 책의 부제대로 ‘상상력에 불을 지피는 사고실험’의 장이라고 하겠다.
이창곤 기자 go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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