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의 충돌/책VS책> 권정관 지음. 개마고원 펴냄, 1만2000원
최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타결을 평가하는 의견은 사람들마다 극과 극이다. 같은 사안을 보고 어쩜 이렇게 다르게 평가할 수 있을까 싶다.
정반대의 주장이 쏟아져 나오는 주제는 생각보다 꽤 많다. <지식의 충돌>(개마고원)에는 신자유주의, 영어공용화, 한국 사회에서의 장남, 마오쩌둥에 대한 평가, 국가와 개인, 유전공학 등 논쟁을 불러일으킬만한 주제가 열거돼 있다. 작가는 각 주제에 대해 정반대의 의견을 서술한 두권의 책을 무대에 올려놓고 접전을 벌이게 한다. 평범한 서평보다 훨씬 흥미롭다. 예컨대 마오쩌둥을 위대한 영웅으로 해석한 애드거 스노의 <중국의 붉은 별>과 희대의 악마로 해석한 장융·존 핼리데이 부부의 <마오>를 비교하는 식이다. 다행히 책 내용의 열거에만 집중하지 않는다. 작가는 각각의 책이 지닌 논리적 미약성을 지적하고 해당 주제를 시사적 맥락으로 현재화시킨다. 또 대립각을 세우는 두 권의 책이 서로 ‘교감’하는 지점도 짚는다. 작가의 시각에 동의하든 않든, 익히 알려진 책들의 한계를 짚고 미처 집중하지 못했던 부분을 되돌아볼 수 있다. 박현정 기자 sara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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