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내희 교수
2007 문화연대 첫 포럼서 강내희 교수 주장
“노동단축 위해 국가가 자본지배 변화시켜야”
“노동단축 위해 국가가 자본지배 변화시켜야”
“진보적 문화운동의 목표는 충분한 자유시간의 확보이며, 이를 위해 자본의 지배를 영속화하려는 국가 기능을 근본적으로 전환시켜야 한다.”
강내희 중앙대 교수는 지난 24일 열린 2007년 문화연대 첫번째 월례포럼에서 6월 민주화 운동 이후, 문화운동을 매개로 한 문화 지형의 변화를 집중 조명했다. 그는 “문민 정부가 시작된 1990년대 초반 이후 문화운동이 신자유주의 세력의 본격적인 포섭 전략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서 존립 조건의 악화라는 어려움에 직면했다”고 분석했다.
무엇이 문제였을까? 그는 △문화운동이 합법화 이후 진보적 사회운동과의 연대를 모색하는 데 게을리한 점과 △신자유주의가 삶의 방식을 더 많이 지배하면서 리얼리즘 이론이 설득력을 잃게 된 점을 주요인으로 꼽았다.
하지만 1997년 이후 신자유주의가 본격화하면서 문화의 ‘사유화 경향’에 맞서 문화의 ‘사회적 공유’를 추구하는, 즉 문화민주주의를 구현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는 게 그의 시각이다. 문화의 사유화 경향이란 저작권 강화 등 문화 영역에 대한 시장적 접근이 증대되면서 문화콘텐츠에 대한 공유적 권리가 축소되는 현상을 말한다. 강 교수가 말하는 문화민주주의는 “문화적 표현 수단에 대한 대중 접근권을 강화함으로써 문화적 실천에서 직접민주주의를 강화하려는 태도”다.
그는 앞으로 진보적 문화운동의 목표는 임금노동이 중심인 ‘노동사회’에서 벗어나, 개인들에게 ‘가처분 시간’이 주어지는 문화사회로의 이전이 되어야 한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강 교수는 “자유시간 확보는 임금 노동시간을 줄여야 하기 때문에 자본주의 사회를 넘어야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실현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했다. “한국은 엄청나게 많은 사회적 부를 가지고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그는 “(자본의 지배를 영속화하는) 국가의 지배력을 강화하지 않으면서도 사회적 공유나 그와 연계된 자율적 공간들을 구축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강 교수는 특히 노동대중이 “임금은 반드시 돈이어야 한다”는 생각을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간이나 서비스도 임금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인식의 변화는 노동운동이 노동시간 단축 투쟁에 집중할 수 있는 토대가 된다. 사교육 시장 의존을 줄이는 대학 입시혁명을 통해 노동자들이 자녀 교육에 대한 공포에서 벗어나도록 해주는 것도 중요하다. 그는 또 △대중들이 대중매체의 자본주의 대안부재론 주입과 소비 조장에 현혹되지 않도록 견인할 필요성과 △대안적 세계화 구축을 위한 국제 연대 강화론도 폈다.
강성만 기자 sungm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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