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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항쟁서 나부낀 태극기 의미는?

등록 2007-05-11 18:07수정 2007-05-11 19:58

지난해 5·18 민중항쟁 기념 전야제에서 대형 집체극으로 재현된 1980년 5월 당시 상황. 김경호 기자
지난해 5·18 민중항쟁 기념 전야제에서 대형 집체극으로 재현된 1980년 5월 당시 상황. 김경호 기자
“반체제 오해 방어용 아닌 국민주권 요구한 상징물”

서울대 정근식 교수 주장
기념일 맞아 학술제 잇따라

광주민주화운동 기간 동안 각종 시위나 집회 현장에서 가장 두드러진 상징은 태극기였다.

왜 태극기였을까? 그동안 이를 두고선 시위대가 반체제로 몰리는 상황을 피하려는 수단으로 태극기를 사용했다는 견해들이 있었다. 실제 광주 시민들은 ‘북한은 오판 말라’라는 구호를 빠뜨리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정근식 서울대 교수(사회학)가 ‘방어수단’ 가설 대신에, 당시의 태극기는 광주 시민들이 국민주권이라는 공화주의적 요구를 구체화한 상징이었다는 새로운 해석을 제시했다.

그는 2007 한국이론사회학회 봄철 학술대회(오는 18일, 서강대 마태오관)에서 발표할 논문 ‘광주민중항쟁에서의 저항의 상징 다시 읽기’를 통해 △5·18 이전 시위에서 이미 태극기가 사용된 점 △시민들의 자발적인 태극기 사용 등을 들어 ‘방어수단 가설’을 반박했다.

정 교수는 5·18 이전인 같은 달 14일 광주 전남도청 앞에서 열린 2차 민족민주화대성회 첫째날 이미 학생들은 집회장소인 분수대 위를 태극기로 덮었다고 밝혔다. 5월16일 성회가 끝나고 학생과 교수들이 캠퍼스로 돌아갈 때도 여학생 6명이 대형 태극기를 들고 행진을 이끌었다. 그는 또 시민들이 5·18 기간 시위차량에 태극기를 꽂거나 또 희생자를 태극기로 덮는 과정이 어떤 지시나 통제가 아니라 매우 자발적이었음을 관련자들의 증언을 통해 밝힌다.

정 교수는 5·18 이전 집회에서의 태극기는 민주화 및 헌법개정에서의 국민주권을 확실히 하라는 요구였으며, 5·18이 터진 뒤는 이의 연장선이면서 동시에 시민들의 인간적 존엄성을 인정받으려는 투쟁의 상징으로 사용됐다고 정리했다. 한국현대사에서 태극기는 민족주의, 국가주의, 상업적 애국주의 등 다양한 맥락에서 사용됐으나, 5·18의 경우 국민주권의 원리를 확립하려는 시민적 공화주의와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음이 분명하다는 게 그의 결론이다. (02)3290-2073.

전남대 5·18연구소도 오는 17~19일 조선대 동북아연구소 등과 함께 전남대 등에서 국제학술대회 ‘5·18과 민주주의, 그리고 한반도 평화’를 연다. 브루스 커밍스 미 시카고대 교수가 ‘5·18과 한국 현대사’를 주제로, 와다 하루키 일본 도쿄대 교수는 ‘동아시아와 남북한:과거, 현재와 미래’를, 최장집 고려대 교수는 ‘5·18과 한국의 민주주의’를 주제로 발표한다. (062)530-3916.


강성만 기자 sungm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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