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항쟁 학술토론회’서 “올드라이트보다 퇴행” 지적
뉴라이트 쪽 “민주국가일수록 정통성 강조” 반박
뉴라이트 쪽 “민주국가일수록 정통성 강조” 반박
“뉴라이트의 대한민국 정통성 강조는 국가주의로의 회귀이며 독재 정권의 한국사 교육 목표와 일치한다.”
서울대 박태균 교수(한국사)는 5일 민주화기념사업회와 학술단체협의회 등이 주최한 ‘6월민주항쟁 20년 기념 학술대토론회’의 ‘뉴라이트의 등장과 역사인식 논쟁’ 세션에서 발표를 통해 뉴라이트 역사인식의 핵심을 △근대문명의 절대시 △강한 반공국가주의 △세계사적 인식의 중시로 정리했다.
박 교수는 “근현대사 교과서의 목적은 대한민국 정통성을 강조하는 데 두어야” 한다는 뉴라이트의 주장은 “다시 민족·국가주의로 돌아가자”는 것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통성이라는 것이 과연 변하지 않고 고정된 내용인가”에 대해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면서 “정통성 거론 자체가 시대착오적”이라고 주장했다. 뉴라이트는 ‘민족’을 근대의 산물이라고 비판하면서, 그 민족을 만들고 정당화했던 근대민족국가를 절대 옹호하고 있다고 박 교수는 덧붙였다.
토론자로 나선 한정숙 서울대 교수(서양사)는 “뉴라이트는 역사해석에서 ‘기원(origin)의 정통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면서 “이는 누구를 살리고 죽이느냐의 문제이기에, 상호이해와 소통을 불가능하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 교수는 “역사 연구란 사회를 제대로 이해함으로써 좋은 의미의 ‘국가 권력의 정통성’까지 넘어서기 위한 것”이라면서, 정통성에 집착하는 지나치게 이분법적인 역사 해석은 이런 목표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또 뉴라이트가 서구의 기준으로 역사를 서술하면서, “동학농민전쟁은 ‘반봉건’이 아니며 흥선대원군의 복귀를 추진한 ‘회귀’의 움직임”으로 파악하는 등 실학과 내재적 발전론을 부인한 외국 학자들의 시각과 유사한 관점을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승만 대통령의 업적 가운데 하나를 기독교의 보급으로 든 것(계간지 〈시대정신〉 대담 가운데)도 이런 근대문명 지상주의의 사례로 봤다.
한정숙 교수는 “전통을 침체와 야만으로 보고 민족전통문화를 폄하하는 뉴라이트의 역사 인식은 1950~1960년대 미국 주류역사학과 동일한 시각이며, 올드라이트보다 더 퇴행적”이라고 비판했다. 박 교수는 그러나 뉴라이트가 ‘반공’만을 무기로 한 기존 ‘보수’와는 다른 차별성을 내세웠다는 점에서 “보수와 진보 사이의 진정한 논쟁을 만들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놓”은 점은 긍정적으로 봤다.
이에 대해 대표적인 뉴라이트 학자인 이영훈 서울대 교수(경제사)는 6일 〈한겨레〉 기자한테서 비평을 요구받고 “‘대한민국은 잘못 생겨난 나라이다’라는 좌파적 관점이 지금도 역사교육을 통해 재생산되고 있다”면서 ‘뉴라이트의 정통성 강조’는 이런 ‘오류’의 수정 노력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자유민주주의 국가일수록 정통성을 강조한다”면서 “국가 정통성을 말했다고 해서 국가주의자로 모는 것은 잘못된 인식”이라고 반박했다.
강성만 기자 sungma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