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흥식 서해문집 대표
김흥식 서해문집 대표 ‘세상의 모든 지식’ 출간
읽은 책 300여권 속 지식 150개 재밌게 풀어내
읽은 책 300여권 속 지식 150개 재밌게 풀어내
독서광으로 알려진 한 출판인이 독서로 얻은 다양한 지식을 끌어모아 ‘잡학 사전’ 성격의 책을 직접 출간했다. 김흥식(50) 서해문집 대표는 지금까지 읽은 책들을 한 권에 녹여 〈세상의 모든 지식〉(서해문집)을 펴냈다.
구상은 몇년 전부터 나온 ‘잡학사전’ 유행을 보면서 시작했다. 잡학사전은 특정 주제에 관한 지식을 지은이의 시각에 따라 모아 사전식으로 늘어놓은 책이다. 〈상식의 오류 사전〉 시리즈 등으로 국내 독자들에게도 이미 익숙하다. 인터넷 검색도 좋지만 그래도 책이란 매체를 좀더 신뢰할 수 있다는 독자들을 중심으로, 잡학사전은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다만 잡학사전도 외국 번역서 위주로 되는 현실이 아쉽다 싶어 김 대표는 집필을 결심했다.
“우리나라에서도 책을 많이 읽은 사람이라면 품은 좀 들어도 충분히 쓸 수 있는 종류의 책을 외국에 저작권료를 주고 들여온다는 게 안타까웠어요. 지식의 철학적 지향성이 부족한 책들도 눈에 띄고, 우리나라 사람에게는 잘 맞지 않는 부분도 있더군요. 그저 짤막하기만 한 형식도 마음에 안 들었죠.”
그는 그동안 읽은 책 300여권 가운데서 “나의 지식·상상·지성·사고의 한계를 깨쳐준 발견”이 된 지식을 모아 책을 쓰기 시작했다. 항목별 분량은 짧으면 2~3쪽에서 7~8쪽까지 늘렸다.
“음악을 들을 때도 너무 짧게 들려주면 나머지 부분이 궁금하지 않지만, 조금 더 길게 들려주면 음악에 빠져들어 나머지가 궁금해집니다. 다른 지식에 대한 호기심을 가질 수 있을 만큼 내용을 충분히 담았어요.”
그렇게 150개의 지식을 책에 담았다. 목록에는 ‘고양이 상인 휘딩턴’ ‘사코와 반제티’처럼 생소한 것들과 ‘도로’ ‘사막’ ‘상인’처럼 친숙한 것들이 섞여 있다. 세상의 모든 지식을 담고 있는 건 아니지만 “세상의 모든 지식을 이해하는 시각의 토대를 마련해주는 책”이라는 뜻으로 제목을 붙였다. “브리태니커 백과사전,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등을 통독했는데, 백과사전도 분명한 시각이 있는 게 재미있더라고요. 분명 이 책에도 나만의 시각이 배어 있을 테고, 그걸 찾아가며 읽으면 재미있을 겁니다.”
김 대표는 내용까지 완전히 한국화한 〈한국의 모든 지식〉(가제)도 후속 잡학사전으로 준비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정치·경제·예술 등 모든 분야 지식을 모아 구성한 잡학사전을 만들고 있습니다. 이렇게 하면 거꾸로 잡학사전 수입국에서 수출국으로 변모할 수 있지 않을까요?”
글 김일주 기자 pearl@hani.co.kr 사진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세상의 모든 지식〉
글 김일주 기자 pearl@hani.co.kr 사진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