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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요리로 맛보는 알큰달큰 환경이야기

등록 2007-08-24 18:01수정 2007-08-24 18:51

<부뚜막 고양이의 오물딱 조물딱 환경공책 1·2권>
<부뚜막 고양이의 오물딱 조물딱 환경공책 1·2권>
헬로 키티 닮은 잔소리꾼 24절기 맞춘 요리교실 열어
12살 달래에게 일러주는 먹거리와 환경의 상관관계
<부뚜막 고양이의 오물딱 조물딱 환경공책 1·2권>
글·그림 곽임정난/살림어린이·각 권 9000원

환경교육, 한때 유행처럼 번지긴 했지만 여전히 전범은 없는 우리 시대의 공동 과제다. 병든 환경을 물려받게 될 미래 세대 주인공들에게 어떻게 지구에서 살아남는 지혜를 알려줄 것인가? 그 막중한 임무를 고양이 한 마리가 자원하고 나섰다. 그 이름은 부뚜막 고양이, 헬로 키티를 닮았다.

“시골 출신. 나이 모름. 약간 건방짐. 잔소리꾼. 똑똑하고 말도 할 줄 알고 요리도 잘해요. 연필을 쥘 수는 없지만 지구 온난화에 대한 사설을 찾아 읽고, 프라이팬을 들어 올릴 수는 없지만 부침개 뒤집는 방법은 잘 알지요. 지구 환경을 망치는 인간들을 못마땅해하지만 사람을 배려할 줄 알고, 잘 웃지는 않지만 농담도 제법 한답니다.”

이 깜찍한 고양이의 자기소개서로 시작되는 책은, 고양이가 일년 24절기에 맞춰 24번의 요리교실을 열어 12살 다정다감한 소녀 친구 ‘달래’에게 요리를 알려주는 이야기로 꾸며진다. 고양이와 달래는 또 요리 강습 틈틈이 ‘하늘이’에게 환경 문제에 대해 설명을 해주고 질문을 던져 그 답을 스스로 찾아보도록 책 속에 ‘빈칸’을 만들어놓았다. 하늘이는 바로 이 책을 읽을 청소년 독자들이다.

요리로 맛보는 알큰달큰 환경이야기
요리로 맛보는 알큰달큰 환경이야기
‘맛있는 환경교육’을 표방하고 있는 고양이와 달래가 하필이면 24절기마다 요리 교실을 여는 이유는? “절기는 태양의 변화에 따라 시간을 나눈 것인데, 보름에 한 번씩 돌아가지요. 절기는 계절을 알 수 있는 좋은 방법이에요. 그래서 철마다 다른음식을 골고루 먹으면서 생명과 자연의 변화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옛 조상들이 따르던 전통 절기 음식을 소개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 일상에서 흔히 먹는 음식들, 특히 청소년들이 좋아하는 군것질거리들이 많다. 이를테면 첫번째 입춘 교실에서는 ‘햇빛을 담은 콩나물 잡채’를 만드는데, 수업은 작은 콩 한 톨에서 시작한다. 고양이와 달래는 콩들이 자라도록 돕는 땅, 햇빛, 곤충, 미생물 그리고 사라져가는 콩, 맛있는 콩 요리법까지 끝없이 수다를 떤다. 말로만 그치지 않고 실험도 하고, 그림도 그리고, 카드놀이도 하면서 먹을거리와 환경의 관계를 자연스럽게 깨치도록 이끈다. 언 땅이 녹는 우수에는 ‘알큰달큰 고추장 떡꼬치’, 만물이 맑고 밝아지는 청명에는 ‘산들~산들~ 나물 요리’, 해가 가장 긴 하지에는 ‘여럿이 먹으면 더 맛있는 감자 샐러드와 두유 마요네즈’, 서리가 내리기 시작하는 상강에는 ‘국화차와 꽃주머니’를 해먹는 식이다.

“이 책은 참 맛있다. 그런데 책을 읽는 마음이 가볍지만은 않다”(김추령·혜화여고 과학 교사·가치를 꿈꾸는 과학 교사 모임)는 추천의 말처럼, 고양이의 수다는 종종 심각한 고민거리를 던져주기도 한다. ‘코코아를 이용한 바나나 쇼콜라 요리법을 설명하면서 서아프리카에서 노동력을 착취당하며 코코아를 따야 하는 아이들의 현실과, 왜 공정한 무역을 해야 하는지’를 설명하기 때문이다.


김경애 기자 ccandor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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