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정삼 박사
최초 옥편 번역서 낸 염정삼 박사
“중국의 문자는 동아시아 근원이 되는 문화 해석에 중요한 자료가 됩니다. 우리 문화의 기원이 무엇이며 어떻게 유통 변형되었는지도 알려줍니다.”
염정삼 서울대 인문학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최근 자신이 품은 원대한 계획의 일부를 성취하는 기쁨을 맛봤다. 그가 펴낸 <설문해자주 부수자 역해>(서울대 출판부)는 중국 후한시대인 서기 100년께 문자학자 허신이 완성한 최초의 옥편 <설문해자>의 부수편에 청대 훈고학자인 단옥재(1735~1815)의 주석을 붙여 번역한 책이다. 부수자(540개)에 불과하지만 <설문해자>가 일부라도 번역되기는 국내 처음이다.
그는 허신이 <설문해자>에서 뜻풀이를 하고 있는 9353자를 모두 번역하겠다는 뜻을 가지고 있다. 여기에 단옥재의 방대한 주석도 함께 붙일 작정이다. 단옥재 주석의 양이 원저에 비해 10배 가까이 돼 완역할 경우 책 28권 분량이 된다. 염 연구원은 올해 말까지 책 1권 분량의 번역이 이뤄질 것이라고 했다.
“부수자라는 개념을 처음 만든 책이 설문해자입니다.” 허신은 사물과 개념을 각각 그림으로 표시한 문자들에서 형상의 최소 단위를 추출했다. 이 최소단위 아래에 만 여개의 문자를 배치한 것이다. 현재 국내 옥편에 수록된 부수자 214자의 2배 이상이다.
“설문해자는 현재 부수의 원형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따라서 의미를 제대로 알기 위해서는 반드시 참고해야 할 책이죠.”
허신은 그의 책에 사물의 형상에 가까운 전서체(현 한자체는 해서)를 수록하고 있다. 그가 생존하던 시기인 후한대에도 전서체는 사멸해가는 언어였다. “허신은 좀 더 근원적인 설명을 하기 위해서는 오래된 서체를 써야 한다고 판단한 것이죠. 갑골문 등 고문자는 당시 자료가 불충분했어요.”
후한대 옥편 ‘설문해자’ 부수편
단옥재 주석 덧붙여 첫 번역
28권 분량 9353자 완역 도전
이처럼 이미지와 가까운 글자체에 바탕한 해석은 의미의 뿌리를 찾아가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예컨대 죽을 사(死)를 보자. <설문해자>에 표기된 전서체 문자꼴을 보면 이 글자가 분해된 뼈의 나머지를 뜻하는 알 부수와 사람 인 부수가 결합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고기(肉)의 전서체는 허신의 설명대로 ‘크게 자른 살코기’임을 확연히 보여주고 있다. “<설문해자>가 경전의 뜻을 풀이하는 학문인 훈고학의 출발점이라면 단옥재의 주석은 훈고학의 정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단옥재가 30 여년의 시간을 바쳐 완성한 <설문해자주>는 허신 저서에 대한 최고의 주석서로 꼽힌다. “단옥재는 주관을 철저히 배제하고 <설문해자> 원문과 후한대에 정리된 경전에 근거해 해석하려고 했습니다.” 훈고학의 대표 학자답게 단옥재는 주석 과정에서 한대의 거의 모든 경전을 섭렵했다. 따라서 중국의 언어학이라고 할 수 있는 ‘소학’ 이해를 위해서는 단옥재의 <설문해자주>에 대한 이해가 필수적이라고 염 원구원은 밝혔다. “현대 중국에서도 문자를 통한 문화 해석이 늘고 있습니다. 문자의 형상은 당대 농업이나 토지제도, 자연재해 대처법 등에 대해 많은 것을 알려 줍니다.” 이 때문에 한자의 근원을 파고 드는 그의 작업은 우리 문화의 원류를 찾는 데 보탬이 됨은 물론 한자에 대한 정확한 지식 전달로 한자 교육의 신뢰성을 높이는 데도 기여할 것으로 그는 생각하고 있다. 강성만 기자 sungman@hani.co.kr
단옥재 주석 덧붙여 첫 번역
28권 분량 9353자 완역 도전
이처럼 이미지와 가까운 글자체에 바탕한 해석은 의미의 뿌리를 찾아가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예컨대 죽을 사(死)를 보자. <설문해자>에 표기된 전서체 문자꼴을 보면 이 글자가 분해된 뼈의 나머지를 뜻하는 알 부수와 사람 인 부수가 결합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고기(肉)의 전서체는 허신의 설명대로 ‘크게 자른 살코기’임을 확연히 보여주고 있다. “<설문해자>가 경전의 뜻을 풀이하는 학문인 훈고학의 출발점이라면 단옥재의 주석은 훈고학의 정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단옥재가 30 여년의 시간을 바쳐 완성한 <설문해자주>는 허신 저서에 대한 최고의 주석서로 꼽힌다. “단옥재는 주관을 철저히 배제하고 <설문해자> 원문과 후한대에 정리된 경전에 근거해 해석하려고 했습니다.” 훈고학의 대표 학자답게 단옥재는 주석 과정에서 한대의 거의 모든 경전을 섭렵했다. 따라서 중국의 언어학이라고 할 수 있는 ‘소학’ 이해를 위해서는 단옥재의 <설문해자주>에 대한 이해가 필수적이라고 염 원구원은 밝혔다. “현대 중국에서도 문자를 통한 문화 해석이 늘고 있습니다. 문자의 형상은 당대 농업이나 토지제도, 자연재해 대처법 등에 대해 많은 것을 알려 줍니다.” 이 때문에 한자의 근원을 파고 드는 그의 작업은 우리 문화의 원류를 찾는 데 보탬이 됨은 물론 한자에 대한 정확한 지식 전달로 한자 교육의 신뢰성을 높이는 데도 기여할 것으로 그는 생각하고 있다. 강성만 기자 sungm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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