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몸 털털털〉
■ 취학전
〈우리 몸 털털털〉 몸에 대한 그림책은 수없이 나왔지만 몸에 난 털을 파고든 책은 드물다. 털이 덥수룩한 아빠가 혹시 늑대가 아닌가 하는 아이의 의심에서 시작해 털의 여러가지 기능을 살펴본다. 500만 년 전쯤에는 지금보다 훨씬 털이 많았지만 지금 우리 몸에는 고작(?) 100만 개가 넘는 털이 있다. 사냥을 하고 불을 다루면서 털은 점점 거추장스러운 존재가 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털은 오늘날에도 체온을 유지하고 피부를 보호하고, 각자의 개성을 드러내는 등 많은 일을 하고 있다. 김윤경 글·한승임 그림·윤소영 감수·조은화 꾸밈/웅진주니어·9000원.
〈집에 가는 길〉 하굣길에 아름다운 노을을 발견하고 걸음이 붙들려 어둑해질 때까지 하늘을 바라본 아이의 하루를 그린 그림책. 만날 지나다니는 길인데도 오늘따라 주인공의 하굣길은 특별하다. 바람이 땀을 말려 주고, 그냥 지나치던 나무와 새도 다시 바라본 하루였다. 하늘과 교회 지붕, 아파트 담까지 빨갛게 물들인 노을도 흘끗 보기만 하고 지나칠 수가 없다. 아이의 일기 같아 정감 있는 짤막한 글과 하늘을 통해 시간의 흐름을 알 수 있게끔 그린 수채화 느낌의 그림이 인상적이다. 심미아 글·그림/느림보·9000원.
■ 초등 저학년
〈여름이의 개울 관찰 일기〉 경기도 의정부에 흐르는 작은 개울인 부용천에 사는 새들을 꼼꼼히 관찰한 여름이의 일기가 새들의 특징을 살린 섬세한 그림과 함께 실렸다. 부용천은 도시에 있는 여느 개울들처럼 지저분한 물이 흐르고 풀도 어지럽게 자라 여름이가 좋아하는 물놀이도 할 수 없는 곳이지만, 여름이의 마음에 쏙 드는 귀여운 새들이 살고 있다. 흰목물떼새, 삑삑도요, 백할미새 등 겨울새의 생태를 관찰해 일기에 담았다. 작가들은 실제로 2년에 걸쳐 부용천의 새들을 관찰했다고 한다. 신동경 글·김재환 그림/천둥거인·1만2000원.
〈레몬은 왜 신맛이 날까요?〉 다섯 가지 감각 기관에 대한 개념을 어린이 눈높이에 맞춘 질문과 설명을 통해 정리한 그림책. ‘나에게 일어나고 있는 일을 어떻게 알 수 있나요?’가 첫 번째 질문이다. 시각, 청각, 후각, 미각, 촉각이 있기 때문이라는 답과 함께 ‘혀는 왜 울퉁불퉁한가요?’ ‘개는 왜 경찰견으로 많이 쓰이나요?’ ‘뜨겁다는 것을 어떻게 느끼나요?’ 등의 질문이 이어지며 감각 기관에 대해 차례로 알아본다. 데보라 챈슬러 지음·김승태 옮김/다섯수레·7500원.
〈천국의 색연필〉 일본의 홋카이도에서 태어난 도요시마 가스미는 열한 살 때 뇌종양으로 세상을 떠났다. 가스미는 일곱 살 때부터 수화를 배워 듣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세상의 소리를 들려주고자 했던 속 깊은 아이였다. 그런데 가스미가 열 살이던 어느날 뇌종양이 찾아들었고 병은 너무나 빨리 진행돼 손에 마비가 오고 걷지 못하게 됐다. 가스미는 마비된 오른손을 대신해 왼손으로 색칠을 하고 시를 썼다. 불치병을 앓는 한 소녀가 색연필로 쓰고 그린 ‘희망의 노래’에 어린이문학가 고야마 미네코가 글을 덧붙여 책으로 완성했다. 초등 저학년. /파랑새·1만1000원.
■ 초등고학년
〈지구를 떠나며〉 표제작인 <지구를 떠나며>의 철수와 명수는 어머니 없이 날마다 술을 마시는 아버지와 함께 산다. 이들은 냉장고와 선풍기로 만든 비행선을 타고 지구를 떠나버리려는 계획을 세운다. <달리기>에는 100미터 달리기 선수가 되고 싶은 마라톤 신동과 마라톤을 하고 싶은 단거리 대표 선수가 나온다. 이들은 감독과 부모의 반대 때문에 꿈을 이루지 못하자 그들만의 해법을 선보인다. 제5회 푸른문학상 <새로운 작가상>을 받은 단편 동화 여섯 편 등 아홉 편의 단편이 실렸다. 이혜다 외 지음·이영림 외 그림/푸른책들·9500원.
김일주 기자 pearl@hani.co.kr
〈집에 가는 길〉
〈여름이의 개울 관찰 일기〉
〈레몬은 왜 신맛이 날까요?〉
〈천국의 색연필〉
〈지구를 떠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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