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싹〉
■ 유아(0~3살)
〈찰싹〉 어린 개구리 ‘찰싹’은 매번 실수하면서도 혼자 하는 걸 좋아한다. 하루는 모기를 잡으려고 혀를 길게 뻗었는데, 그만 잠자리 꼬리에 혀가 찰싹 붙었다. 잠자리를 따라 마을을 지나 도시까지, 풍선도 타고, 비행기도 타며 흘러갔다가, 해는 저무는데 찰싹은 혼자가 되어 버렸다. 그제서야 새한테 도움을 청해 집으로 돌아온 찰싹, 이번에는 반딧불이를 삼키고 빛나는 개구리가 되는데. ‘남과 다른’ 나를 만들어가려는 아이의 시행착오를 만화 같은 그림에 담았다. 스티브 브린 글·그림, 강유하 옮김/내인생의책·9000원.
■ 초등 저학년
〈안데르센이 쓴 안데르센 이야기〉 “실파와 파슬리가 자라는 그 화분이 우리 어머니가 가진 정원의 전부였지요. 동화 <눈의 여왕>을 쓸 때 나는 어머니의 작은 정원을 떠올렸어요.” 독일의 유명 일러스트레이터가 안데르센이 남긴 세 권의 자서전과 수천 통의 편지, 4500여 쪽의 일기를 재구성해 만든 전기 그림책. 안데르센이 개인적인 경험을 어떻게 동화에 엮었는지 엿볼 수 있다. 생가와 하숙방 풍경이 섬세하고 따스한 그림으로 살아난다.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 지음·자비네 프리드릭손 엮고 그림·김영진 옮김/비룡소·1만원.
〈세계 으뜸 우리 음식〉 만날 먹는 평범한 밥상을 들여다보자. 샐러드의 야채는 숨이 죽지 않은 날 것이라 많이 먹을 수 없지만, 나물은 삶고 볶아 숨을 죽이기 때문에 훨씬 많은 야채를 먹을 수 있다고 한다. 김치, 간장, 된장은 재료를 묵혀서 몸에 좋은 균으로 살짝 삭혀 먹는 발효 음식이다. 김치는 종류가 200여 가지나 된다. 콩은 밭에서 나는 고기라고 한다는데, 그러고 보니 ‘밥이 보약’이라는 우리 말은 괜히 생긴 말이 아닌 듯싶다. 정갈한 그림에 담긴 우리 음식 이야기. 최준식 글·김희연 그림/마루벌·9000원.
〈금순아 노올자〉 치매를 앓고 있는 할머니 ‘금순이’가 칭얼거리자 초등학교 3학년짜리 손녀딸 연우는 이야기를 시작한다. 아파트 주차장에 고추를 널어 말리는 할머니가 고추씨를 뺏어 먹으려는 비둘기를 쫓으려다 번번히 실패한다는 얘기다. 연우의 이야기가 끊기는 듯 이어지면서, 계속 사고를 내는 할머니와 할머니를 말리는 가족들 이야기와 엮인다. 이야기 속 할머니는 비둘기들에게 강냉이를 던져주면서 비둘기와 화해하고, 할머니는 갑작스레 입원하는데…. 더불어 사는 삶의 가치를 아름답게 들려주는 동화. 이상권 지음·정지윤 그림/창비·9000원.
■ 초등 고학년
〈북풍의 등에서〉 〈나니아 연대기〉의 C. S. 루이스, <반지의 제왕>의 J. R. R. 톨킨 등 후세 판타지 대가들에게 큰 영향을 준 조지 맥도널드의 1871년 작품. 가난하지만 착한 마음씨를 잃지 않는 꼬마가 마음대로 모습을 바꾸고 어디든 날아갈 수 있는 북풍을 따라 밤의 모험 세계로 떠난다는 이야기. 작가는 아이들을 위한 읽을거리라고는 딱딱한 지리책과 역사책뿐이었던 빅토리아 시대에 이렇듯 파격적인 작품들을 발표해 판타지가 하나의 문학 장르로 발전할 수 있는 디딤돌을 마련했다. 제시 윌콕 스미스 그림·정회성 옮김/시공주니어·1만4000원.
〈세상의 아이야, 너희가 희망이야〉 “그 누구도 돈을 벌 생각에 부모들의 게으름을 이용해 아이들의 입맛을 착취할 권리는 없다-착취의 희생자, 여섯 뚱뚱보.” 냉동 식품과 군것질거리만 먹다가 뚱뚱해진 아이 여섯 명이 모여 어른들을 꾸짖는다. 프랑스 작가 열 명이 모여 시와 에세이, 단편소설 등 다양한 형식의 글로 어린이 인권 침해 실태를 고발하고, 어른과 어린이 모두 권리를 지키도록 촉구한다. 유니세프한국위원회에서 만든 아동 권리 40조항을 덧붙였다. 베르나르 베르베르 외 9명 글·넬리 비슈 드 베르 그림·조은미 옮김/푸른나무·8500원.
김일주 기자 pearl@hani.co.kr
〈안데르센이 쓴 안데르센 이야기〉
〈세계 으뜸 우리 음식〉
〈금순아 노올자〉
〈북풍의 등에서〉
〈세상의 아이야, 너희가 희망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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