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중석 성균관대 교수
서중석 성균관대 교수
“5·10선거든 정부수립이든 거기에는 굉장히 긍정적이거나 부정적인 측면이 같이 있다. 둘을 같이 봐야지 하나만 봐서는 안된다.”
해방 이후 정부수립 시기를 전공한 서중석 성균관대 교수는 “진보건 보수건 역사에서 배우려고 하지 않는다”고 단언했다. 역사를 제대로 알려 하지 않고 일방적 해석만 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건국이란 용어부터 문제삼았다. 제국으로써 존재했던 중동 지역이나 아프리카의 신생 국가들이 독립하면서 건국이란 용어를 사용하는 것은 타당하지만 이미 한반도에는 대한제국을 포함해 과거 2천년 동안 국가가 존재해왔는데 어떻게 건국이란 표현을 쓰겠느냐는 설명이다. 단정 수립을 위한 5·10선거에는 긍·부정 요소가 혼재하고 있음도 강조했다. “우리 역사상 첫 민주주의 보통선거로서 큰 부정도 없었고 상당히 개혁적 활동을 한 측면이 있다. 하지만 당시로서는 전쟁을 의미했던 분단을 합법화시키는 선거였다.”
5·10선거에 가담한 세력 가운데 극단적 반공주의를 내세운 채 파쇼정부를 세우려 했던 이승만과 한민당 진영에 대해선 좋은 평가를 내리기 힘들다는 게 그의 판단이다. 이승만 재평가 시도에도 비판적인 태도를 취했다. “왜 국민들이 4·19를 새로운 세계를 여는 사건으로 받아들였는지 알아야 한다. 50년대의 암흑은 70년대와도 차원이 달랐다.” 이승만 정권이 반공주의를 강화하면서 학살의 형태로 민중을 억압한 잔인한(brutal) 체제였음을 뉴라이트 진영이 애써 외면하고 있다고 그는 비판했다. “뉴라이트 인사 가운데 이 시기를 공부한 사람은 아무도 없다.” 사료를 보지도 않고 거짓 이야기만 꾸며대고 있다고도 했다.
그는 우리사회의 활기찬 모습을 살려나가는 것과 함께 이승만과 박정희, 신군부 등 과거의 문제를 정확히 지적해나가는 작업이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난 2~3년 “지독한 보수화 현상” 때문에 과거 청산 분위기가 “팍 죽었다”는 서 교수는 여운형이나 백남운 등 중도좌파 인사들이나 남로당 계열의 상당수를 차지하는 순수파에 대한 평가도 이뤄져야 하지만 현 상황에서는 이야기 하기가 어렵다고 토로했다.
강성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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