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인교·이해영 교수 ‘…하나의 협정 엇갈린 진실’ 출간
정인교·이해영 교수 ‘…하나의 협정 엇갈린 진실’ 출간
지난 2년 한국 사회의 최대 이슈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었다. 찬반론자의 견해는 극명히 엇갈렸다. 지지자들은 우리 경제가 도약할 계기가 될 것이라는 견해를 보인 반면 반대론자들은 재앙이란 태도를 보였다. 국민들은 그 사이에서 혼란스러워했다.
한-미 에프티에이의 진실과 한국 사회에 미칠 파장이 무엇인지를 가늠하는 데 좋은 참고서 구실을 할 책이 나왔다. 이 협정의 대표적 찬성론자인 정인교 인하대 교수와 반대론자 이해영 한신대 교수가 한-미 에프티에이의 핵심 쟁점에 대해 맞짱 토론을 벌인 내용이 책으로 묶여 나왔다. <한미 에프티에이, 하나의 협정 엇갈린 ‘진실’-정인교대 이해영 맞짱토론>(시대의 창). 사회·정리는 정남구 <한겨레> 논설위원이 맡았다.
찬반 대결은 대부분 쟁점에서 평행선을 그린다. 이 사안에 대한 사회적 타협이 결코 쉽지 않으리라는 점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에프티에이로 국내 식량자급기반이 무너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대표적이다. 반대론자인 이 교수는 점차 식량 자급 기반이 무너지면 나중에는 금값을 주고라도 어쩔 수 없이 곡물을 수입해서 계속 먹어야 한다고 우려한다. 하지만 찬성론자인 정 교수는 농업자본이 해외로 진출해 농업기지를 건설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한 안정적인 공급망을 마련하는 것을 대안으로 제시한다.
에프티에이가 제도선진화의 계기가 될 수 있다는 논리에도 완벽히 엇갈린 의견이 제시된다. 정 교수는 칠레가 에프티에이를 통해 선진화된 제도를 받아들여 자국의 제도와 관행을 점진적으로 고쳤음을 강조한다. 법대로만 하면 되는 사회가 되었다는 것이다. 이 교수에게 에프티에이는 신자유주의적 미국식 제도의 도입과 등치된다. 그에게 신자유주의 정책은 비정규직 증가, 양극화 확대라는 심각한 사회 문제를 낳은 잘못된 노선일 뿐이다.
견해차는 이런 대목에서 더욱 화해 불가능해 보인다. 이 교수는 중남미의 베네수엘라, 쿠바, 볼리비아가 맺은 민중무역협정(PTA)을 앞으로 통상협상에서 참고할만하다고 지적한다. 피티에이를 통해 쿠바의 의료 서비스와 베네수엘라의 석유가 교환되면서 두 나라 공공서비스의 질을 끌어올리는 정책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는 것이다. 에프티에이를 통한 공공서비스 강화라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이 교수의 견해에 정 교수는 진보학자의 견해일 뿐이라고 일축한다. 한-미 에프티에이에 대해 정부 서명은 끝났고 비준동의만 남은 상태다. 하지만 이 책 전편에 나타나는 팽팽한 의견의 엇갈림은 비준동의에 앞서 왜 좀더 밀도있고 찬찬한 국민적 토론이 필요한지를 잘 보여준다.
강성만 기자 sungm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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