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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생명의 신비는 생명체 밖에서 오는 것”

등록 2008-04-11 19:51수정 2008-04-11 19:55

‘온생명’ 이론은
“생명은/자기 자신만으로는 완결이 안 되는/만들어짐의 과정.//꽃도/암꽃술과 수술로 되어 있는 것만으로는/불충분하고//벌레나 바람이 찾아와/암꽃술과 수술을 연결하는 것.//생명은/제 안에 결여를 안고/그것을 타자가 채워주는 것.”

일본의 시인 요시노 히로시의 <생명>이라는 시다. 장회익 교수는 책에 이 시를 소개하며 “아직 생명의 정의를 바꾸는 데까지 이르지는 않았지만 안과 바깥이 함께해야 비로소 생명이 된다는 것을 강하게 암시한 시”라고 설명한다.

장 교수는 자신의 공부꾼 생애를 물리학이라는 ‘학문의 만능열쇠’를 쥐고 ‘생명’이라는 창고 문을 따고 들어가 ‘생명의 정수’라는 가장 탐나는 보물을 훔친 삶이라고 표현한다. 그가 훔친 ‘생명의 정수’는 결국 생명의 개념을 통째로 바꾸는 개념체계를 만드는 길로 이어졌다. 그는 “생명의 신비는 생명체 내부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생명체의 밖에서 온다”는 깨달음에 착안했다. 지금까지 인류는 생물 개체의 내부만 들여다보며 그 원리를 밝히려 했지만, 이는 건물의 벽돌 하나만 뽑아놓고 건물이라고 하는 격이라고 지적한다. 그는 지금까지 우리가 생명이라고 생각해 온 생물 개체를 ‘낱생명’, ‘낱생명’을 도와 살게 하는 존재를 ‘보생명’, 이들이 함께해서 이루는 완결된 실체는 ‘온생명’이라고 이른다.

이러한 체계에 비춰볼 때 현대 인류는 온생명의 생리를 왜곡해 죽음으로 몰고 있는 ‘암세포’다. 그는 “한반도 대운하는 인간을 온생명 속에서 보지 못하고 인간과 산과 강을 모두 조각내서 보는 잘못된 생명관념의 전형”이라고 비판했다. 김일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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