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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만리길 걸어 필생의 붓 한자루 얻었네

등록 2008-04-25 22:06

〈강물도 목이 마르다〉와 〈지리산 편지〉
〈강물도 목이 마르다〉와 〈지리산 편지〉
〈강물도 목이 마르다〉
이원규 지음/실천문학사·7000원

〈지리산 편지〉
이원규 지음/대교베텔스만·9800원

시인 이원규(46)씨가 10여 년의 서울살이를 뒤로하고 지리산으로 향한 것이 1998년이었다.

월수입 50만원에 자족하며 2천만원짜리 외제 모터사이클을 타고 지리산 골골을 누비는 그에게는 어느덧 ‘지리산 폭주족’이라는 별명도 붙었다.

?시속 170킬로미터로 바람을 가르며 섬진강변 국도를 달리던 그가 지금은 강물의 속도로 금강변을 걷고 있다. 대운하 건설에 반대하는 종교인 순례단의 총괄팀장이 그의 직책이다.

그렇게 마냥 걷고 있는 줄만 알았더니 언제 쓴 것들인지 시와 산문을 모아 책 두 권을 한꺼번에 보내왔다. 시집 <강물도 목이 마르다>와 산문집 <지리산 편지>.


“세상의 가장 느린 속도로 걷다 보니 아무래도 시와 편지는 손으로, 머리로, 가슴으로 쓰는 게 아니라 오직 발로 쓰는 것이라는 것을. 내 온몸이 하나의 붓이 되어 한발 한발 힘찬 획을 그으며 걷다 보면 그것이 바로 한 편의 시가 되고 편지가 되는 것이었습니다. 봄 여름 가을 겨울, 온 세상이 거대한 원고지라면 나는 그 원고지 위의 빈 칸마다 발자국을 찍으며 시를 쓰고 그대에게 편지를 씁니다.”

시인은 그렇게 발로 쓰는 글을 ‘족필’이라 이름하고 그 제목으로 시도 한 편 썼다.

“걸어서/ 만 리 길을 가본 자만이/ 겨우 알 수 있으리/ 발바닥이 곧 날개이자// 한 자루 필생의 붓이었다는 것을”(<족필> 부분)

발로 쓴 시인의 시와 편지, 두 손을 모두어 받잡지 않겠는가. 최재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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