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사전의 초석을 놓은 <큰사전>은 1929년 조선어사전편찬회가 작업을 시작한 지 28년 만인 1957년에 완간됐다. 사진은 1935년께 <큰사전> 편찬을 위한 1차 독회를 마친 조선어사전편찬회 사정위원들의 모습. <한겨레> 자료사진
25일부터 전시회·국제학술대회 등 행사 풍성
‘한겨레’ 등에 공로상…올해말 ‘100년사’ 편찬
‘한겨레’ 등에 공로상…올해말 ‘100년사’ 편찬
한글학회(회장 김승곤)가 오는 31일 창립 100돌을 맞는다. 1908년 8월31일 주시경·김정진 등의 한글학자들이 만든 ‘국어연구학회’가 한글학회의 모태다. 이후 100년 동안 우리 말글을 갈고 닦아온 한글학회의 자취를 돌아보는 다양한 기념행사가 열린다.
25일부터 10월15일까지 서울 청량리동 세종대왕기념관에서 기념 전시회를 여는 것을 시작으로 △한글학회를 이끈 스승 추모전(22일, 한글회관 얼말글 교육관) △100돌 기념 국제학술대회(29~30일, 건국대 새천년관) △100돌 기념식(30일, 건국대 새천년관) △100돌 기념비 제막식(31일, 서대문 봉원사) 등을 잇달아 개최한다.
30일 열리는 기념식에서는 한글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기려 전택부 와이엠시에이 명예회장, 정재도 한말글연구회장 등 25명의 연구자들과, 어문각·와이티엔·을유문화사·한겨레신문사·한솔교육 등 5개 단체에 한글학회 창립 100돌 기념 공로상을 준다. 한글학회는 올해 말 <100년사>도 편찬해 내놓을 예정이다.
한글학회는 한글날 제정(1926년), 한글맞춤법 통일안 제정(1933년), 외래어 표기법 통일안 제정(1940년) 등을 통해 일제 강점 아래서도 우리 말글을 지키고 다듬어 왔다. 1942년에는 국어사전을 펴내려던 최현배·이희승·이극로 등 33명의 회원들이 일제에 검거되는 ‘조선어학회 사건’을 겪었다. 이들의 노력은 해방 정국과 한국전쟁의 혼란 속에서도 계속됐고, 마침내 1957년 10월 현대 국어사전의 초석이 된 여섯 권의 <큰사전>을 완간했다.
이후에도 순한글 쓰기, 국어 순화 운동 등을 펼치는 한편 <중사전>(1958년), <소사전>(1960년), <쉬운말 사전>(1967년) 등을 펴내며 올바른 우리 말글의 보급에 집중했다. 90년대 이후에는 전자 국어사전 편찬, 국외 한국어 교사 연수, 외국인 우리 말글 자랑 큰잔치 등을 개최하면서 우리 말글의 세계화에 힘을 보태고 있다. 김승곤 한글학회 회장은 “국제 학술대회 등을 통해 지난 100년의 역사를 돌아보는 한편, 우리 말글과 한글학회가 앞으로 나아갈 100년을 전망하는 자리를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안수찬 기자 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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