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광섭(65·사진·광진건설 회장)
손광섭 광진건설 회장 ‘천년 후…’ 완간
40년 동안 다리 놓는 일에 힘써온 다리 전문가 손광섭(65·사진·광진건설 회장)씨가 전국의 유명 다리 52곳을 조명한 책 <천년 후 다시 다리를 건너다 2>를 12년 만에 냈다.
그는 1968년 아버지가 일으킨 공영토건을 물려받아 40년 동안 다리 등 토목·건축 외길을 걸어왔다. 이들 부자는 청주 꽃다리 등 충북 지역 곳곳의 다리 200여개를 대를 이어 세운 ‘다리 가문’이다. 그는 2003년 7년 동안 다리품을 팔아 전국의 다리 27곳을 조명한 <천년 후 다시 다리를 건너다 1>을 냈으며, 이번엔 5년 만에 완간본을 냈다. 책에는 전남 곡성 태안사 능파각, 충북 진천 농다리 등 세월의 더께가 쌓인 주요 다리들의 조성 시기·배경·공법뿐 아니라 다리가 품고 있는 전설과 사람들 사연들도 고스란히 담겨 있다.
“더 좋은 다리를 만들려는 욕심이 있을 때는 돌과 다리 형태만 보였는데, 지금은 그 다리를 건넌 사람들과 생활이 먼저 떠오른다”는 그는 답사해본 다리 중에 최고로 전남 신안 ‘암태도의 징검다리’를 꼽았다. ‘노두’로도 불리는 이 징검다리는 썰물 때 암태면 수곡리~추포리 사이 갯벌 2.5㎞를 수천개의 돌로 잇고 있다.
그는 사람 사이의 다리 놓는 일도 열심이다. 2003년 초판의 수익금을 충북지역 양로원 등에 전한 데 이어 이번 책 인세도 모두 충북 인재양성기금 재단에 기부하기로 했다. 또 지난 7월부터 충북지역 초·중학교 7곳과 중국 헤이룽장성 닝안시 해남 조선족소학교의 교류를 주선해 지원에 힘쓰고 있다.
그는 “진천 농다리처럼 천년을 넘긴 다리도 있지만 마음과 마음, 사람과 사람, 인간과 자연을 잇는 소통의 다리는 천년을 넘어 영원히 갈 수 있다”고 말했다.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사진 광진건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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