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0년 열두 살 동규 손연자 글·김산호 그림/계수나무·1만1000원
열두살 아이 눈으로 바라본 일제강점기 사회상
다양한 인물군상 통해 역사소설 읽는 의미 찾게 도와
다양한 인물군상 통해 역사소설 읽는 의미 찾게 도와
1940년 열두 살 동규
손연자 글·김산호 그림/계수나무·1만1000원 아이들을 꾸짖고 교훈을 주자는 전근대적인 발상이 아니라면, 실제 역사에 가까울수록 잔인해지는 어린이 역사소설을 굳이 읽혀야 할 이유는 무엇일까? <1940년 열두 살 동규>에는 일제강점기의 사회상이 자세히 그려져 있다. 식민지 조선의 현실은 서울 남산 밑 한의원에 살던 동규네 가족에게도 밀어닥친다. 도쿄에 유학갔다던 동규 아버지가 실은 독립운동가라는 것이 밝혀지면서 가족은 흩어진다. 할머니는 죽고, 할아버지는 앞니가 뽑히는 고문을 당하고 정신을 잃어버린다. 만주의 아버지를 찾아가는 길에서는 일본군의 학살현장에 가감없이 맞닥뜨리기도 한다. 열두 살 동규가 간도에서 죽은 아기를 품에 안고 자장가를 부르는 아낙과 마주치거나 아기들의 무덤에 삽을 뜨는 장면은 잔혹동화나 다름없어 보인다.
<무궁화와 모젤 권총>을 쓴 일본작가 시카다 신은 전쟁아동문학을 쓰는 이유는 “전쟁 속의 주인공, 그것이 너라는 자각을 통해 너는 누구인지 발견하기 위해서”라고 한 일이 있다. 어린이들이 역사소설을 읽는 이유는 무엇일까? 어린이들이 따뜻한 에피소드만큼이나 잔혹한 역사도 인생의 일부분이라는 사실을 알아차릴 수 있을까? <…열두 살 동규>는 역사를 헤엄치는 다양한 인물들 속에서 어린이들이 자신의 모습을 찾도록 유도한다. 남은주 기자mifoc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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