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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4월 11일 잠깐독서

등록 2009-04-10 19:31수정 2009-04-10 19:32

〈기타노다케시 위험한 일본학〉
〈기타노다케시 위험한 일본학〉




기타노 다케시가 ‘일본에 쏟은 독설’

<기타노다케시 위험한 일본학>

“제가 국회의원으로 당선되자마자 실행하고 싶은 최대의 공약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일본 해산’입니다. 더는 이 나라에 미래가 없다는 건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입니다. 국민들은 난민 자격으로 외국으로 도망가게 할 작정입니다.”

이 남자 흉폭하다. 기타노 다케시, 일본 최고의 코미디언이자 세계적 영화감독인 이 남자가 독설로 21세기 일본 사회를 해부한다. 자기 식대로 세상을 보고, 세상의 눈치 보지 않고 거침없이 뱉어내는 말로 자기 세계를 구축해온 예술가답다. “일본은 어쩌다 이렇게 이상한 나라가 되었을까”라는 질문을 던지고 ‘쾌도난마 일본사회’ 식으로 구석구석을 쑤셔댄다. 무능한 정부와 정치권을 조롱하며, “정상회담은 꺼져라” “대사관을 민영화시켜라, 여행사만 있어도 된다”고 요구한다. “결국 정보통신(IT) 혁명이란 정보에 휩쓸려 돈을 마구 써대는 바보와 그런 무리를 조종해 돈을 버는 부유층으로 나눌 것”이라 비꼰다. 앞날이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는 사회에서 가장 살기 쉬운 방법은 ‘눈에 띄지 않는 것’이라며, 모두 가면을 쓴 듯 무표정해져 가는 현실을 두고 ‘얼굴이 못생긴 불행’이라 조롱한다.

진보·보수의 틀로는 그를 설명할 수 없다. 2001년 가짜 여권을 들고 도쿄에 나타났던 김정남(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장남)을 붙잡아 납북자들과 교환했어야 한다거나, ‘모든 악의 근원은 전후 민주주의, 남녀평등 교육 탓’이라고 쏘아붙이는 그의 주장은 많은 이들을 불편하게 할 수도 있다. 김영희 옮김/씨네21북스·1만1000원. 박민희 기자 minggu@hani.co.kr

〈오바마의 미국과 한반도 그리고 2012년 체제〉
〈오바마의 미국과 한반도 그리고 2012년 체제〉
2012년 한반도의 평화 운명은?

<오바마의 미국과 한반도 그리고 2012년 체제>

“6자는 한반도 비핵화를 동북아 비핵 지대로 확대·발전시키고, 핵 보유국은 핵무기 감축과 궁극적인 폐기를 위한 협상에 적극 나선다.” 남과 북, 미·중·러·일 6개국 정상들이 2012년 11월21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 모여 합의한다는 ‘동북아 평화를 위한 6자 정상회담 성명’의 일부다. 이렇게만 된다면야 얼마나 좋을까? 이는 한반도 전문가이자 평화운동가인 지은이 정욱식 평화네트워크(www.peacekorea.org) 대표의 기대 섞인 상상이다.

지난 5일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로 긴장 지수가 급등하고 있는 때에 맞춰 나온 <오바마의 미국과 한반도 그리고 2012년 체제>에서 지은이는 2012년에 주목한다. 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에 주목한다. 한반도의 운명에 가장 큰 영향력을 끼쳐온 미국의 리더십 변화가 가져올 변화와 한계를 짚고, 대북 정책 권고안까지 제시한다. 2012년은 미국과 한국, 중국, 러시아 등에서 선거나 리더십의 교체가 있는 중요한 시기인데다, ‘2012년 강성 대국론’을 주창하고 나선 북한에도 큰 의미가 있다. 지은이는 2012년을 한반도의 탈냉전과 평화 번영의 출발점으로 설계하는 데 필요한 과제와 방향을 내놨다. 딱딱한 주제에 상상력과 새로운 관점을 접목시켰다. ‘나비 효과’를 연상시키는 ‘전 지구적 상호 연관성’과 ‘거대한 그물망’ 등 독특한 한반도 문제의 해석틀과 접근법이 새롭다. 정욱식 지음/ 레디앙·1만5000원. 류이근 기자 ryuyigeun@hani.co.kr


〈희망을 심다〉
〈희망을 심다〉
촛불로 새긴 희망, 몸으로 실천하자

<희망을 심다>

지난해 봄과 여름 밤을 촛불로 보냈는데 세상은 달라진 것이 없고 오히려 살기 어려워졌으며 민주주의는 더 후퇴했다고 느끼는 사람들, 검찰의 <와이티엔>(YTN) 노조위원장 구속 및 <문화방송> ‘피디수첩’ 피디 체포 등을 보면서 언론의 구실마저 억압당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 제집 하나 없는데 부자들의 종합부동산세는 없애고 서울 강남의 집값을 높이려는 정책에 기가 막히는 사람들, 이런저런 이유로 더이상 한국에 살고 싶은 희망이 사라져 이민이라도 가야겠다는 사람들, <희망을 심다>는 이런 사람들이 읽어야 할 책이다.

전문 인터뷰어인 지승호씨에게 인터뷰를 당한 박원순 변호사는 그런 상황에서 왜 꿈꾸고 실천하는지, 왜 희망을 갖고 몸으로 행해야 하는지를 이 책에서 이야기한다. “역사는 엎치락뒤치락하면서 발전”하기 때문이란다. 그리고 ‘촛불의 경험’만 해도 지금 당장에는 아무것도 이룬 것이 없어 보이지만 여기에 참석한 사람들의 머리와 마음속에 그리고 삶 속에 깊이 남아 있기 때문이란다. 그리고 성과를 남기려면 참여연대, 희망제작소 등과 같은 시민단체 회원이 돼 우리 사회의 시스템을 한 단계 올리자고 제안한다. 그는 말한다. “인생은 언제나 도전이고, 모험이고, 위험과 시행착오의 가능성은 늘 존재하는 것”이고 “젊은이들이 철밥통 직장을 원하는 사회는 미래의 비전이 없다”고. 지금까지 도전과 모험 정신으로 시민운동의 새로운 영역을 개척해온 그의 삶이지만 따라 하지 말아야 할 것도 있다. 적어도 “일하다가 과로사하고 싶다”는 그의 말은 배우지 말자. 박원순·지승호 지음/알마·1만3000원. 김양중 기자 himtrain@hani.co.kr


〈코언 형제-부조화와 난센스〉
〈코언 형제-부조화와 난센스〉
‘조지 클루니=바보’ 만드는 영화미학

<코언 형제-부조화와 난센스>

“조지 클루니는 특별해요. 그는 늘 바보 연기를 할 준비가 되어 있거든요!” 전세계에서 두 번째로 섹시하다고 하면 한탄할 이 멋진 배우에게 그 누가 ‘바보 연기’의 전문가라고 농담할 수 있을까. <오 형제여 어디 있는가> <참을 수 없는 사랑>에 이어 최근 개봉작 <번 애프터 리딩>에 이르기까지 조지 클루니를 다양하게 바보로 만들어온 조엘 코언(55)과 이선 코언(52) 형제다.

유대인 가정에서 태어나 8㎜ 카메라로 영화를 찍으며 유년기를 보낸 코언 형제의 성장 배경은 스필버그와 꽤나 흡사하다. 하지만 할리우드의 큰손이 된 스필버그와 달리 두 사람은 우디 앨런과 함께 메이저에서도 간섭받지 않고 자신의 작품세계를 추구할 수 있는 단 두 명(팀)의 감독 중 하나로 성공했다. 미국 평단을 놀라게 한 150만달러짜리 첫 연출작 <분노의 저격자> 이후 최근까지 여러 매체 인터뷰를 묶은 지은이는 작품세계의 핵심으로 ‘부조화와 난센스’를 꼽는다. 대표작 <파고>에는 만삭의 몸으로 엄청난 식욕을 자랑하며 살인범을 추적하는 여자 경찰이나, 나무 분쇄기에 동료를 갈아 죽이면서 쩔쩔매는 악당 등 섬뜩한 폭력과 기괴한 유머감각이 뒤섞인 코언 형제의 특징이 또렷하다. 까다로운 인터뷰 대상자로 유명한 이들은 자신들의 작품세계를 직접 설명하지 않는다. 하지만 데뷔 초 뉴욕영화제 기자회견에서 했던 농반진반의 답변으로 독창적인 미학을 추측해볼 수는 있다. “무고한 사람은 고통을 받아야 하고, 죄인은 처벌을 받아야 하고, 남자가 되기 위해선 피를 맛봐야 하죠.” 윌리엄 로드니 앨런 엮음·오세인 옮김/마음산책·1만5000원. 김은형 기자 dmsgud@hani.co.kr


〈신화를 세운 사유뭉치들〉
〈신화를 세운 사유뭉치들〉
자본주의 모순 해결할 신화는?

<신화를 세운 사유뭉치들>

“오늘도 우리는 신화 속에 살고 있다.” 지은이 송성근(한국방송 심의위원)씨는 <신화를 세운 사유뭉치들>에서 이렇게 주장한다. 그는 독특한 자기 관점을 통해 신화를 재해석한다. 그 핵심은 바로 “신화란 인류의 근본적 고민의 응축이며, 가장 절박하고 절실한 것에 대한 대응”이라는 것이다. 인류가 존재하는 한 언제나 ‘가장 절실하고 절박한 문제’는 있게 마련이다. 따라서 이 관점은 신화가 단지 ‘창조신화’에 머물지 않고, 현재는 물론이고 미래까지 확장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준다.

가령, 지은이는 기원전 3만년 전 그려진 알타미라 동굴 벽화에서도 ‘신화’를 발견한다. 당시 가장 절실한 문제였던 사냥에 대한 응축된 바람이 표현됐기 때문이다. 인류가 농경을 시작했을 무렵에 가장 절박한 문제는 홍수 등 자연재해였다. 성경 속 노아의 방주 이야기, 수메르의 우투나피시팀 왕이 경험한 홍수 이야기 등 ‘대홍수 이야기’는 바로 이런 절실함을 드러낸 신화다. 이 책은 또 소크라테스·공자·석가·예수도 ‘신화적 인물’로 해석한다. 기원전 800년에서 기원후 200년까지는 ‘전쟁 해결’이 가장 절박한 문제였는데, 이들은 모두 이에 대해 나름의 해답을 던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은이는 ‘자본주의 이데올로기’에서도 신화적 요소를 본다. 이데올로기 시대의 가장 화급한 화두는 “인간의 무한한 욕망과 한정된 자연자원의 싸움”인데, ‘자본주의 이데올로기’가 그에 응답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신화에 대한 넓은 지평을 제공해주지만, 우리가 이데올로기·과학·신앙 등으로 불렀던 많은 사안들을 ‘신화’라는 이름으로 치환해 버린 느낌도 든다. 김보근 기자 tree21@hani.co.kr


〈아듀〉
〈아듀〉
이집트엔 ‘성녀’ 엠마뉘엘이 있었다

<아듀>

인도에 ‘콜카타의 성녀’ 테레사 수녀가 있었다면 이집트에는 ‘카이로의 넝마주이’라고 불린 엠마뉘엘 수녀가 있었다. <아듀>는 엠마뉘엘 수녀가 여든한 살이던 1989년에 집필을 시작해 아흔여덟이던 2006년에 탈고한 자서전이다. 벨기에의 유대계 집안에서 태어난 메들렌이 수녀가 된 계기는 여섯 살 때 가족과 함께 놀러 간 해변에서 목격한 아버지의 죽음이었다. 그때부터 그에게 모든 세상사는 신기루 같았다. 그의 관심은 절대자를 향했고 수녀가 되어 아프리카에서 선교하다 순교하는 꿈을 꿨다.

스물셋에 수녀가 된 뒤에는 가난한 이들과 함께 살고 싶었다. 터키 이스탄불에서 학생들을 가르칠 때도 빈민들과 교류했으며, 이집트 알렉산드리아에서는 아예 빈민가에 집을 얻어 살면서 그들을 도왔다. 시옹수녀회의 공간을 떠나 가난한 이들과 함께 사는 그의 꿈은 수녀회의 엄격한 규율 탓에 예순셋이 되어서야 가능했다. 하지만 그때부터가 그의 삶에서 “가장 위대한 사랑의 시대”였다. 그는 경찰도 위험해서 드나들지 않는 이집트 카이로의 넝마주이들의 빈민촌에서 학교와 병원을 세워 수천 명의 아이를 가르치고 질병을 몰아냈다. 그가 내민 사랑의 손길은 수단·필리핀·세네갈에까지 닿아 수만 명의 아이를 죽음에서 구했다. 엠마뉘엘 수녀는 자신의 그런 삶이 다른 이를 위해 목숨을 버린 예수의 사랑을 본받는 행위라고 했다. 그는 말한다. 사랑은 한 존재가 다른 존재의 삶을 함께 나누기 위해 그에게 다가가지 않고는 견딜 수 없게 만드는 열정이며, 결코 포기하지 않는 것이라고. 엠마뉘엘 수녀 지음·김주경 옮김/오래된미래·1만6500원. 권복기 기자 bokki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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