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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케케묵었다고? 과학자도 놀란 속담 속 과학

등록 2009-05-15 19:27

〈속담속에 숨은 과학2〉
〈속담속에 숨은 과학2〉




〈속담속에 숨은 과학2〉
정창훈 글·최현묵 그림/봄나무·9500원

입말 구수한 속담들 뜯어보니
조상들 통찰에 과학원리 반짝
사람살이 밀착된 지혜가 가득

옛날 아주 먼 옛날 6500만년 전쯤에 멕시코 대륙에 커다란 운석이 떨어지면서 먼지구름이 생겨났어요. 지구를 깜깜하게 할 만큼, 공룡이 모두 사라질 만큼. 운석은 지구의 1200분의 1도 안 됐지만 물체가 부딪치면 충격량이 생기기 때문에 지름 180㎞가 넘는 커다란 웅덩이를 만들었대요. 그런데 ‘낙숫물이 댓돌을 뚫는다’는 속담을 만든 우리 조상들은 오래전 지구 반대편의 어마어마한 충돌은 보지 못했지만 처마끝에서 떨어지는 작은 물방울을 보면서 시간과 압력이 충격량에 미치는 영향을 헤아렸나봐요.

케케묵은 속담에 과학자들도 머리를 끄덕이게 하는 힘은 시간이에요. 온도계도 망원경도 없던 시절에 사람들은 관찰을 통해 자연의 이치를 깨닫고 입말로 전했다지요. 지구의 자전축이 조금 기울어져 있다는 사실을 몰라도, 2월에는 시베리아 기단과 북태평양 기단이 힘겨루기를 한다는 사실을 몰라도 ‘쥐구멍에도 볕이 들어오고’ ‘봄추위가 장독을 깨더라’는 속담에는 자연현상을 오래 들여다보고 원리를 파악한 지혜가 담겨 있어요. 먼저 깨우친 사람들이 구수한 입말로 남겨주니 옛날 어린이들은 과학공부가 얼마나 즐거웠을까요. ‘달의 공전주기는 29.5일’이라는 말보다는 ‘한 달이 크면 한 달이 작다’는 말이 훨씬 기억하기도 이해하기도 쉽지요?

케케묵었다고? 과학자도 놀란 속담 속 과학
케케묵었다고? 과학자도 놀란 속담 속 과학

게다가 과학을 사람살이에 필요한 지혜의 일부분이라고 생각했던 시절에는 속담 하나에도 경험으로 터득한 과학 원리와 함께 삶에 대한 통찰이 들어 있어요. ‘강철이 달면 더욱 뜨겁다’는 속담은 물체에 따라 전도열이 달라진다는 원리뿐 아니라 인성과 처세도 일러주는 믿음직한 배울 거리예요. 그래서 고대 서양철학자인 아리스토텔레스도 “속담은 언제까지나 소멸되지 않을 옛 지식의 한 편린”이라고 했나봐요. <속담 속에 숨은 과학2>를 쓴 정창훈 선생님은 20년 동안 30권이 넘는 어린이 과학책을 써왔지만 어린이들이 과학 지식만 좇다가 물려받는 삶의 지혜를 놓칠까봐 또 이 책을 썼대요.

그렇다고 모든 속담이 다 옳은 이야기만 하는 것은 아니에요. ‘개미가 진을 치면 비가 온다’ ‘맑은 물에 고기 안 모인다’고들 하지만 아닐 때도 있잖아요. 속담이 옳다고만 믿지 말고 ‘얼음에 박 밀면’ 진짜 술술 밀리는지, 빈 수레나 속이 빈 매미가 정말 요란한지 실제로 해보고 들여다보는 것이 더 좋은 방법이에요. 실은 우리가 지금 배우는 과학은 속담이 정말 옳은지, 왜 그런지 알고 싶어한 과학자들의 발견과 발명을 보탠 거랍니다.


혹시 콩 심어서 팥 거두고 올챙이 시절 기억하는 개구리를 찾는 친구가 있다면 새로 속담을 만들어도 좋아요. 속담은 이렇게 ‘마파람에 곡식 자라듯’ 계속 커졌답니다. <조선말 대사전>에는 속담만 1만6000개가 실려 있대요. 그렇다고 미리 한숨 쉴 필요는 없어요. 우선 이 책의 속담 16개만 배워도 ‘되 글을 가지고 말 글로 써 먹는 법’이니까요.

남은주 기자 mifoc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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