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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웅녀 살던 태곳적엔 무슨 일이?

등록 2009-08-14 19:24

〈널리 세상을 이롭게 하라 고조선 건국신화〉, 〈나는 천제의 자손이다 고구려 건국신화〉
〈널리 세상을 이롭게 하라 고조선 건국신화〉, 〈나는 천제의 자손이다 고구려 건국신화〉
〈널리 세상을 이롭게 하라 고조선 건국신화〉
조현설 글·원혜영 그림/한겨레아이들·8500원
〈나는 천제의 자손이다 고구려 건국신화〉
조현설 글·홍성찬 그림/한겨레아이들·8500원

“하늘의 아들인 환웅과 곰이 변하여 사람이 된 웅녀 사이에서 태어난 단군 왕검이 우리 겨레 최초의 나라 고조선을 세웠다.” 처음 신화를 접하는 시점을 더듬다 보니 초등학교 5학년 사회교과서에서 한토막을 만난다. 우리 조상들이 과묵했던 것일까? 성인들의 상고사 지식도 이보다 나은 게 없다. 일연이 <삼국유사>에서 단군신화로 엮어낸 이야기가 3500여년 신화의 시대를 대신하기엔 너무 짧다. 성스러운 첫 권력이 태어나서 이울고 문명이 엇갈렸던 드라마를 전하는 수다한 이야기들은 어디 있을까?

한겨레 옛이야기 시리즈 ‘건국신화’ 편 <널리 세상을 이롭게 하라 고조선 건국신화> <나는 천제의 자손이다 고구려 건국신화>가 새로 나왔다. 신화학자이며 국문학자인 조현설 서울대 교수가 역사라는 중압감을 덜어내고 신화적 상상력에 물든 건국 이야기를 펼쳤다. 한국뿐 아니라 여러 대륙에 흩어지고 버려졌던 신화를 쓸 만한 이야기로 주워담아 온 지은이의 이력에 힘입은 건국신화에 대한 세밀화다.

신화학자의 몫이 역사학자의 공백을 메우는 것은 아닌 듯 <…고조선 건국신화>는 몰라보게 다른 이야기로 태어났다. 단군의 어머니인 웅녀가 들려주는 태곳적 이야기는 동아시아 대륙에 퍼져 있는 천지창조와 대홍수 설화를 아우른 것이다. 우리나라 곳곳에 전해지는 마고할미 설화 중 단군과 관련 있는 평양지방 설화를 가져다 단군과 마고족의 전쟁 이야기로 새로 썼다. 중국 하나라와 평화조약을 맺고 부싯돌을 만들고 의약에 대한 책을 쓰기도 했다는 단군 아들들의 활약은 역사와 상상에 각각 얼마쯤 기댄다.

큰 줄거리는 <삼국유사>를 좇아가지만 여러 기록과 설화로 풍성한 가지를 드리운 덕분에 단군신화가 투실투실 살이 찌고 윤기가 흐른다. <삼국유사> 호랑이는 참을성이 없어서 사람이 되지 못했지만, 또다른 기록 <묘향산지>에선 백호가 환웅과 결혼했다고 했다. ‘고조선 건국신화’는 단군은 웅녀와 혼인하지만, 단군의 아들인 부루 임금이 호랑이족과 합친다며 두루 화해를 도모한다. ‘고구려 건국신화’에선 주로 <동명왕편>을 좇아가되 <삼국사기> <삼국유사> 등을 아울러 토막토막 나뉜 건국신화 이야기를 한편의 그럴듯한 이야기로 만들어 낸다. 시리즈는 신라, 가야, 고려 건국신화 이야기로 이어질 예정이라고 한다.

남은주 기자 mifoc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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