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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미안함·애틋함…100만명이 더듬은 ‘엄마’

등록 2009-09-14 18:26수정 2009-09-14 19:33

작가 신경숙
작가 신경숙
신경숙 소설 ‘엄마를 부탁해’ 출간 10개월만에 100만부 돌파
“세상 엄마들 위안받았다면 작가로서 보람”
내년 초 연극화 예정…중국어로 번역 출간
“소설의 마지막 문장이자 책 제목이기도 한 ‘엄마를 부탁해’가 바로 제가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었습니다. 그 부탁을 독자들이 받아 준 것 같아 고맙게 여깁니다. 작가인 저뿐만 아니라 많은 분들이 엄마라는 존재에 대해 말하고 또 듣고 싶어한 결과라고 생각해요.”

신경숙씨의 소설 <엄마를 부탁해>가 14일로 100쇄 100만부를 넘어섰다. 지난해 11월 10일 출간된 지 10개월 만이다. 1990년대 이후 순문학 단행본으로는 가장 짧은 기간이다.

<엄마를 부탁해>는 치매에 걸린 엄마가 실종되는 사건을 계기로 딸과 아들, 남편 등 주변 사람들이 각자의 경험과 추억에 비추어 엄마의 존재에 대해 새삼 생각해 보는 내용이다. 14일 낮 기자들과 만난 신경숙씨는 “엄마라는 사람은 항상 가까이에 있고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며 “아무리 열심히 읽어도 해독될 여지가 남아 있는 존재가 바로 엄마”라고 말했다.

“사실 형식면에서나 내용에서나 그리 편한 소설은 아닌데도 100만부가 팔렸다는 게 지금도 실감이 나지 않아요. 엄마라는 매개가 그런 장애를 넘어설 수 있게 한 것 같아요. 세상의 모든 엄마들이 이 책을 통해 조금이라도 위안을 받았다면 작가로서 보람이라 여기겠습니다.”

그동안 문학서의 주 독자층이 20, 30대 여성들이었던 것과 달리 <엄마를 부탁해>는 10대 청소년부터 중장년층 남성 독자들까지 고른 연령대에 분포되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작가는 “소설이라고는 처음 읽어 본 듯한 독자가 이 책을 읽고 소감을 말한 적도 있었다”면서 “많은 독자들이 소설을 읽으면서 자신들의 엄마에 대해 새삼 미안하고 고맙게 생각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책을 내고서 이렇게 많은 선물을 받은 적도 없었어요. 어떤 분은 돌아가신 엄마의 일기장을 보내 오기도 했어요. 엄마 얘기를 또 한 번 써 달라는 뜻이었겠지요. 글을 읽지 못하는 엄마에게 책 전체를 읽어 줬다는 독자도 있었습니다.”

<엄마를 부탁해>는 연극으로도 만들어져 내년 초 무대에 오를 예정이다. 영화와 뮤지컬도 일정을 협의 중이며, 이미 확정된 중국어판을 비롯해 미국, 독일, 스페인, 브라질 등과도 번역 출간을 논의하고 있다. 또 100만부 돌파를 기념해 출판사 창비는 작가의 사인이 인쇄된 100쇄 3만부를 양장본 한정판으로 제작했다. 또 소설 전체를 6시간여 분량의 시디 10장에 담은 오디오북도 1000세트 제작했다. 내레이션을 맡은 서혜정씨를 비롯해 고은정·배한성·주희씨 등 30명 가까운 성우가 녹음에 참여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오디오북 100세트를 아름다운재단(대표 박상중)에 기증하는 순서도 마련됐다. 창비 김정혜 문학팀장은 “남은 900세트도 시판하지 않고 기업체 협찬 등을 통해 필요한 곳에 갈 수 있도록 궁리하고 있다”고 밝혔다.

글 최재봉 문학전문 기자 bong@hani.co.kr, 사진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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