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익스피어는 재밌다! 1~6 〉
〈셰익스피어는 재밌다! 1~6 〉
윌리엄 셰익스피어 원작·로이스 버뎃 지음·강현주 옮김/찰리북·각권 9000원 캐나다 온타리오 주의 스트랫퍼드 시에는 햄릿·로미오·셰익스피어 공립학교가 있다. 어라, 셰익스피어는 영국사람 아니었던가? 그러고 보니 셰익스피어의 출생지 스트랫퍼드어폰에이번과 도시 이름도 비슷하다. 셰익스피어의 ‘또다른 고향’이 대서양 건너 세워진 이유는 무엇일까? 1832년 캐나다 온타리오 주 남서부 지역에 ‘셰익스피어 호텔’이 들어섰다. 이 지역이 그의 고향 지명과 비슷한 ‘스트랫퍼드’로 명명된 건 단지 그 이유였다. 그 뒤로도 이 도시는 문학·공연과는 거리가 멀었다. 철도환승역이 들어서 기차 정비산업이 발달했다. 그러나 1953년 캐나다 국영철도회사가 정비시설을 철수하면서 쇠락의 위기를 맞게 된다. 이때 회생의 아이디어로 나온 것이 ‘셰익스피어 연극 페스티벌’이다. 극장을 만들고 ‘본토’ 영국으로 날아가 유명 배우들을 섭외하는 등 주민들은 정성을 쏟았다. 그 결과 페스티벌은 ‘세계 3대 연극제’로 우뚝 섰다. 캐나다의 한 소도시가 ‘셰익스피어 성지’가 된 것이다. 지은이 로이스 버뎃이 ‘셰익스피어는 재밌다!’ 시리즈를 내게 된 것도 셰익스피어를 ‘흠모’하는 도시 분위기와 무관치 않을 것이다. 그는 햄릿 공립학교에서 아이들을 위해 <햄릿> <로미오와 줄리엣> <한여름밤의 꿈> <맥베스> <헛소동> <폭풍우>를 각색하고 연극을 함께했다. 초등생 아이들은 작품을 읽으며 그림을 그려넣고 등장인물의 심리 상태를 독백 형태로 적어넣었다. 최근 발간된 시리즈 마지막 권 <폭풍우>에서는 10살 애슐리 크롭이 그린, 표류 끝에 진수성찬 밥상을 받고서 환호하는 곤잘로의 초상화를 볼 수 있다. 8살 엘리 부스덴은 그의 심리를 이렇게 묘사했다. “내 눈앞에 이렇게 맛있는 음식들이 펼쳐지다니! 구운 돼지고기, 쇠고기, 아티초크, 망고, 코코넛, 살구. 오, 화려한 만찬이야! 입에서 군침이 돌고 있어!.” 걸작의 ‘여백’을 채워넣은 아이들의 상상력에 감탄이 절로 나온다. 책 뒷부분에서는 작품 속 사건을 신문기사로 써보거나, 등장인물이 입었을 옷을 만들게 하는 등의 ‘독후 활동’을 통해 교육 효과를 높였다. 로이스 버뎃이 다시 쓴 작품 원문을 별책 형태로 실은 것은 한국어판의 덤이다. 김태규 기자 dokbul@hani.co.kr
윌리엄 셰익스피어 원작·로이스 버뎃 지음·강현주 옮김/찰리북·각권 9000원 캐나다 온타리오 주의 스트랫퍼드 시에는 햄릿·로미오·셰익스피어 공립학교가 있다. 어라, 셰익스피어는 영국사람 아니었던가? 그러고 보니 셰익스피어의 출생지 스트랫퍼드어폰에이번과 도시 이름도 비슷하다. 셰익스피어의 ‘또다른 고향’이 대서양 건너 세워진 이유는 무엇일까? 1832년 캐나다 온타리오 주 남서부 지역에 ‘셰익스피어 호텔’이 들어섰다. 이 지역이 그의 고향 지명과 비슷한 ‘스트랫퍼드’로 명명된 건 단지 그 이유였다. 그 뒤로도 이 도시는 문학·공연과는 거리가 멀었다. 철도환승역이 들어서 기차 정비산업이 발달했다. 그러나 1953년 캐나다 국영철도회사가 정비시설을 철수하면서 쇠락의 위기를 맞게 된다. 이때 회생의 아이디어로 나온 것이 ‘셰익스피어 연극 페스티벌’이다. 극장을 만들고 ‘본토’ 영국으로 날아가 유명 배우들을 섭외하는 등 주민들은 정성을 쏟았다. 그 결과 페스티벌은 ‘세계 3대 연극제’로 우뚝 섰다. 캐나다의 한 소도시가 ‘셰익스피어 성지’가 된 것이다. 지은이 로이스 버뎃이 ‘셰익스피어는 재밌다!’ 시리즈를 내게 된 것도 셰익스피어를 ‘흠모’하는 도시 분위기와 무관치 않을 것이다. 그는 햄릿 공립학교에서 아이들을 위해 <햄릿> <로미오와 줄리엣> <한여름밤의 꿈> <맥베스> <헛소동> <폭풍우>를 각색하고 연극을 함께했다. 초등생 아이들은 작품을 읽으며 그림을 그려넣고 등장인물의 심리 상태를 독백 형태로 적어넣었다. 최근 발간된 시리즈 마지막 권 <폭풍우>에서는 10살 애슐리 크롭이 그린, 표류 끝에 진수성찬 밥상을 받고서 환호하는 곤잘로의 초상화를 볼 수 있다. 8살 엘리 부스덴은 그의 심리를 이렇게 묘사했다. “내 눈앞에 이렇게 맛있는 음식들이 펼쳐지다니! 구운 돼지고기, 쇠고기, 아티초크, 망고, 코코넛, 살구. 오, 화려한 만찬이야! 입에서 군침이 돌고 있어!.” 걸작의 ‘여백’을 채워넣은 아이들의 상상력에 감탄이 절로 나온다. 책 뒷부분에서는 작품 속 사건을 신문기사로 써보거나, 등장인물이 입었을 옷을 만들게 하는 등의 ‘독후 활동’을 통해 교육 효과를 높였다. 로이스 버뎃이 다시 쓴 작품 원문을 별책 형태로 실은 것은 한국어판의 덤이다. 김태규 기자 dokb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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