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은 스스로 빛나지 않는다-스타를 부탁해〉
〈별은 스스로 빛나지 않는다-스타를 부탁해〉 “징 박힌 가죽점퍼에 가죽치마에, 머리는 티나 터너고, 화장은 키메라였어. 이 여자가 내 매니저라기에, 난 회사가 정신을 놓았구나 했지.” 배우 김혜수씨는 국내 최대 엔터테인먼트 그룹 싸이더스에이치큐(HQ)의 본부장을 지낸 베테랑 매니저이자 15년 친구인 박성혜씨와의 첫 만남을 이렇게 회상한다. <별은 스스로 빛나지 않는다>는 운전도 못하고 특이한 차림의 ‘이상한’ 매니저였던 박성혜씨가 130명의 배우와 70명의 매니저를 이끌기까지의 사연과 그 과정에서 만났던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최선을 다하지 못한 ‘왼손’ 연기에 속상해할 만큼 자신에게 엄격한 전도연, 예쁜 여배우와 소개팅 자리에서 무덤덤하게 앉아 있던 지진희 등 지은이와 각별한 인연을 맺었던 스타들의 에피소드는 독자의 관심을 끌 만하다. 그러나 이런 일화보다는 이른바 명문대를 나오지 않은 한 여성이 마초들이 득실거리는 엔터테인먼트 세계에서 자신만의 영역을 개척해내기 위해 고군분투한 사연에 눈길이 간다. 특히 지은이가 화려한 명성을 뒤로하고 또다른 시작을 꿈꾸는 시기에 쓴 이 책은 이미 결론이 난 ‘성공담’이라기보다는 한 인물의 흥미로운 ‘성장담’이다. 대학 시절 내내 다양한 아르바이트를 하고, 패션기업 논노를 거쳐 학사주점을 운영하는 등 독특한 이력을 지닌 그가 깨달은 ‘일에 대한 노하우’는 의외로 평범하다. “현명하게 일하고 항상 웃음을 잃지 않는 것, 평범한 말이지만 이 두 가지는 절대 우리를 배반하거나 실망시키지 않는다.” 박성혜 지음/씨네21북스·1만3500원. 박현정 기자 saram@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