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과 검찰의 탄생〉
〈법원과 검찰의 탄생〉 사법개혁은 우리 사회의 오랜 화두였다. “법조삼륜의 이익동맹구조, 탈정치성을 가장한 정치적 편협성, 시민적 기반의 결여….” 가장 뜨거운 감자는 역시 ‘정치검찰 논란’이다. 민주화 이후에도 이 문제는 끊이지 않고 불거져왔다. 역대 정부가 저마다 사법개혁의 칼을 높이 치든 것도 이런 이유에서였다. 하지만 어떤 정부도 그 칼을 제대로 행사하지 못했다. 사법개혁추진위원회(1999), 사법개혁위원회(2003) 등의 행로가 이를 방증했다. <법원과 검찰의 탄생>은 한국의 사법제도의 기원과 형성 과정을 추적한 역저다. 검찰과 법원의 조직, 형사소송제도 등 오늘의 사법기구와 운영방식, 문화가 어떻게 태어났고, 어떤 역사적 과정에서 변화해왔는지 등을 탐색했다. 돋보이는 점은 일제감정기와 미군정기, 4·19 혁명 이후 권위주의 정권 시절에 이르기까지의 대한민국 사법사를 철저히 1차 자료를 기초로 논증했다는 것이다. 무려 976쪽에 이르는 방대한 양도 이 때문이다. 대한민국 근대 사법의 모태적 환경과, 성장·굴절 과정에는 일그러진 사법 얼굴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박재승 전 대한변호사협회장이 “진중한 역사의식과 법적 시야로 무장한 대작”이라고 평할 만하다. 요즘 이슈인 ‘검찰개혁’과 관련해 지은이는 정부와 검찰의 관계보다, 검찰조직의 초중앙집중적 조직구조에 눈을 돌릴 것을 주문했다. 검찰 내부 문제에서 해법을 찾으라는 것이다. 지은이는 대검찰청과 검찰총장 제도 폐지, 특별검찰청 설치 등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문준영 지음/역사비평사·4만5000원. 이창곤 기자 go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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