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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다시 보는 문제적 조선왕 8명

등록 2010-05-28 20:31수정 2010-05-28 20:34

〈조선 왕을 말하다〉
〈조선 왕을 말하다〉




잠깐독서 /

〈조선 왕을 말하다〉

고려 말 혜성같이 등장한 신흥무인 이성계는 의외로 소심한 사람이었다. 그는 세간의 평가를 지나치게 의식했다. 역성혁명파를 향해 반격을 준비하던 정몽주가, 말에서 떨어져 부상당한 이성계의 상태를 알아보려 친히 문병을 간 것도 소심한 이성계가 자신을 해치지 못할 거라는 확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성계에게는 아들 방원이 있었다. 이방원은 가신을 시켜 귀가하는 정몽주를 선죽교에서 척살했다. 이성계는 “너희가 대신을 멋대로 죽였으니, 남들이 내가 모르는 일이라 하겠는가. 내가 약이라도 먹고 죽어버리고 싶다”고 꾸짖었다고 한다. ‘왕자의 난’을 통해 집권한 태종은 불안정한 왕권 강화를 위해 자신을 도운 측근과 처남 넷을 제거했다. 세종에게 왕위를 물려주고 상왕이 된 뒤에도 병권을 손에 쥐고 대마도 정벌을 단행했다. 세종 3년에 도성 수축 논의가 나오자 “큰 공사가 일어나면 사람들이 반드시 원망할 것이다. 내가 수고를 맡고 편안함을 주상에게 물려주겠다”며 앞장섰다. 왕조의 번성을 위해 악역을 자처한 것이다.

<조선 왕을 말하다>는 여러 사료를 바탕으로 ‘문제적 임금’ 8명을 재조명했다. 존명 노선을 거부하고 개혁에 나섰으나, 당파간 통합에 실패한 소수파 군주 광해군을 보면 노무현이 생각난다. 전란이 일어나자 도망가기 바빴던 선조는 한강철교를 끊어버린 이승만과 닮았다. 쿠데타로 왕위를 찬탈하고 공신들에게 면책특권을 선사한 세조를 보면 전두환이 떠오른다. 대통령 하나 바뀌었을 뿐인데 세상이 거꾸로 돌아간다. 조선시대 이야기가 심심풀이로 읽히지 않는 이유다. 이덕일 지음/역사의아침·1만5000원.

김태규 기자 dokb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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