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기업 이야기〉
잠깐독서 /
〈착한 기업 이야기〉
따뜻함, 착함, 하나됨…. 자본주의 사회에서 이런 말들은 냉혹한 기업 생활에 지친 이들이 가족과 친구와 이웃에게서 구하고자 하는 소중한 가치들이다. 하지만 기업 자체가 이런 정서를 줄 수는 없을까? “에이, 무슨 농담을 하시나” 하는 분들은 전문 인터뷰어 권은정씨의 <착한 기업 이야기>를 볼 필요가 있다. 그 속에 등장하는 20명의 기업 경영자들이 바로 ‘따뜻함과 착함’을 기반으로 기업을 운영하는 이들이기 때문이다. 시다가 가장 신나는 직장이라는 모토로 운영되는 ‘참 신나는 옷’의 전순옥 대표, 마을공동체의 중심인 ‘성미산 마을극장’의 유창복 대표, 금호동 철거민들이 세운 서민금융의 파수꾼 ‘논골신용협동조합’의 유영우 이사, 시각장애인으로 구성된 ‘하트-하트체임버오케스트라’의 이상재 감독….
감성적인 글쓰기로 잘 알려진 권씨가 이들 ‘사회적 기업가’를 찾아나선 이유는 이들이 “이 살벌한 세상을 전혀 다른 방식으로 풀어보려고 나선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정부의 ‘사회적 기업’ 지원프로그램이 이들 ‘착한 기업’ 출범의 한 축이 됐던 것은 사실이지만, 기실 이들을 기업인으로 나서게 한 것은 그들 마음속에 있는 ‘푸른 소망’이다. 가령 전태일의 동생이기도 한 전순옥 대표는 “오빠가 꿈꿔왔던 공장을 현실에서 만들고 싶다”는 꿈을 ‘참 신나는 옷’에 구현하고 있다. 지은이는 이 ‘착한 기업’들이 아직은 수가 많지 않지만, 그 속에는 사회를 바꿀 큰 꿈이 담겨 있다고 지적한다. 그 시점은 아마도 착한 기업인의 열정에 우리가 함께 ‘감염’됐을 때일 것이다. 사진 손문상/웅진지식하우스·1만2000원.
김보근 기자 tree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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