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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청소년 인권 어디까지 왔니

등록 2010-08-27 20:53수정 2010-08-28 15:43

[잠깐독서] 청소년이 무슨 인권? 대학 가서 누려라?
〈인권은 대학 가서 누리라고요?〉

대한민국 헌법의 수많은 조항이 ‘모든 국민은’ 이라는 주어로 시작한다는 사실을 이 책 <인권은 대학 가서 누리라고요?>를 통해 새삼 발견했다. 인간으로서 존엄과 가치, 행복추구권, 기본적 인권, 언론·출판·집회·결사의 자유,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 양심의 자유 등은 ‘모든 국민’에게 보장된다. 그래서 청소년들이 대학에 입학하기 전까지 ‘모든 국민’의 범주에서 배제돼 왔다는 사실도 이 책을 통해 새삼 깨달았다.

청소년 인권침해의 근본 원인은 청소년들이 스스로의 일상을 결정할 수 있는 권리를 인정받지 못하는 데에 있다. 청소년을 권리의 주체로 인정하지 않으려는 한국 사회의 현실은 최근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이 교육정책 수립과정에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반영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 “미성숙한 학생들” 운운하며 반발하는 한국교총의 모습에서도 잘 드러난다. 그들에게 이 책에 등장하는 유엔 아동권리협약 제12조를 읽어주고 싶다. “자신의 의견을 형성할 능력을 갖춘 아동에게는 본인에게 영향을 끼치는 모든 문제에 대해 자유롭게 의견을 표현할 권리를 보장하고, 아동의 나이와 성숙도에 따라 그 의견에 적절한 비중을 부여해야 한다.” 지은이는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수많은 청소년과 교사, 학부모 등과 만나 인권수업을 진행하며 얻은 경험을 토대로 삼아 청소년 인권의 현주소를 밝힌다. 특히 다른 친구들, 부모, 교사 미처 털어놓지 못한 청소년들의 고민이 생생하게 담겨 있다. 청소년들이 자신의 정당한 권리를 알고 바람직한 인권의식을 갖추려면 무얼 해야 하는지 생각해 보게 한다. 김민아 지음/끌레마·1만3800원.

유신재 기자oho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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