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짜생태학
바야흐로 녹색의 시대다. 친환경, 유기농, 공정무역으로 상징되는 녹색 소비주의는 이미 일상 깊숙이 파고들었다. 그런데 세상 사람들은 환경 문제를 제대로 간파하고 있는 것일까. 케임브리지대에서 실험물리학을 전공한 자연과학자 브라이언 클레그는 <괴짜생태학>에서 우리가 알고 있는 환경 지식은 잘 포장된 ‘녹색 신화’에 감춰진 가짜일지 모른다는 도발적 물음을 던진다. 그가 보기에 환경 문제는 감정적인 측면이 많은 주제다. 때로는 감정이 논리를 압도해버린다. 현대 사회에서 환경 문제는 다양한 사회경제적 상황들과 맞물린 탓에 ‘착한 생각’ ‘착한 소비’로만 풀 수 없다. 예컨대, 단순히 유전자 조작을 거부하고 북극곰 보호기금에 돈을 보내는 것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이다. 한 가지 면만 보고 판단하기에는 너무 많은 환경 기술이 개발되었고, 매스컴은 잘못된 정보를 뿌릴 때가 많고, 거대자본은 그런 상황을 이용해 더 많은 소비자를 낚으려 든다.
지은이가 생각하기에 환경 문제에 관해 분별 있는 답을 찾아내려면 ‘생태논리’로 접근하는 것이 필요하다. 인간의 행동에 관한 이해와 논리를 결합시키는 것, 때로는 사람들이 결정을 내리는 데 영향을 끼치는 유인과 감정적 요인들을 잘 알고 있어야 한다는 얘기다. 생태에 논리를 결합하면, 그것이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해서든 쓰레기 문제 해결을 위해서든, 환경을 빙자해서 이루어지는 일들 중에 터무니없는 것이 얼마나 많은지 알 수 있다. 현대인에게 생태논리를 권하는 지은이는 묻는다. 당신은 생각만큼 친환경적인가. 김승욱 옮김/웅진지식하우스·1만5000원. 홍대선 기자 hongds@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