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불공정 경제학
대한민국 불공정 경제학
경제기사는 믿을 만한가. 경제 분야를 다루는 기자들은 거북하게 들리겠지만, 이런 의심이 상존하는 게 현실이다. 경제기사에 숨은 오류와 함정 때문이다. 일차적으로는 경제기사에 흔히 쓰이는 숫자, 통계에서 기자에 대한 맹신, 기사를 읽는 맹목적 태도가 뒤섞인 결과다. 예컨대, ‘주택보급률 100%’ 기사가 주거권이 해결됐음을 말해주는 것은 아니다. 연례적으로 보도되는 ‘1인당 세부담’ 기사에 월급쟁이들이 반감을 보일 필요는 없다. 현행 세법상 저소득 근로자들은 감세보다 증세를 하는 것이 훨씬 유리하다. 주가, 금리, 환율, 성장률 등을 소재로 한 기사에도 뜯어봐야 할 것들이 널려 있다.
사실 경제정보가 홍수처럼 쏟아지는 일상에서 행간을 제대로 간파하기는 쉽지 않다. ‘경제기사의 비밀’을 풀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우선 기사의 생산과 유통, 최종 소비에 이르는 메커니즘을 이해하는 것이 순서다. 행간을 꿰뚫는 혜안, 분별력을 키워야 한다. <대한민국 불공정 경제학>은 경제기사의 허과 실을 현직 기자의 예리한 눈으로 파헤친다. 단순 비판에 그치지 않고 경제기사를 유형별로 나눠 일반 독자가 어떻게 하면 제대로 읽고 왜곡된 기사의 이면을 꿰뚫어볼 수 있을지 설명한다. 현혹되지 말아야 할 기사, 특별히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기사는 생생한 사례를 곁들였다. 기사에 숨겨진 의도, 신문과 방송에서 알려주지 않는 우리 경제의 내밀한 속살을 엿보는 것도 흥미진진하다. 그것은 한국 경제의 불편한 진실이기도 하다. 김진철 지음/밀리언하우스·1만3000원. 홍대선 기자 hongd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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