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9 혁명
4·19 혁명
윤석연 글·소복이 그림/한겨레틴틴·1만원 붉을 주, 매울 열… 김주열. 광복 직전이던 1944년 전라도 남원에서 태어났다. 가난 때문에 고교 진학이 1년 늦어졌던 그는 ‘하필’ 마산상업고에 지원한다. 왜 하필 ‘3·15 부정선거’가 있던 1960년, 혁명의 기운이 꿈틀거리는 마산이었을까. 이 ‘운명’은 평생 서로 엮일 일이 없을 듯했던 대한민국 초대 대통령 이승만과 빈농의 아들 김주열을 ‘역사’의 한복판에서 맞서게 했다.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와 한겨레틴틴이 함께 만드는 ‘십대가 만난 현대사 시리즈’ 첫권 <4·19 혁명> 편이 나왔다.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위원회 조사관 등을 지낸 윤석연씨가 집필했다. 한국 근현대사 최초의 ‘혁명’이라는 주제의 무거움을 소설이라는 형식을 통해 덜어냈다. 김주열의 어머니와 형, 시위를 주도했던 학생과 노점상들, 자유당 정권의 2인자 이기붕 등 다양한 인물들의 시점을 통해 4·19 혁명과 당시 사회상을 문학적으로 재구성했다. ‘그해’ 1960년에는 12년이나 지속된 이승만 정권의 장기집권을 또 연장하기 위한 부정선거가 있었다. 이름하여 ‘3·15 부정선거’. 금품 살포와 야당 후보 탄압은 기본, 3인조·9인조 조투표로 야당 후보에 대한 비밀투표를 막았다. 개표도 조작했다. 야당 민주당은 선거 포기를 선언했고, 마산시민들이 먼저 들고일어났다.
‘그날’ 김주열은 고교 합격증을 받기 위해 마산에 왔다. 그리고 형과 함께 거리에 섰다. “부정선거 다시 하라!” 성난 구호에 자유당과 경찰은 탄압으로 대응했다. 총성과 함께 사라졌던 그는 27일 만에 중앙부두 앞바다에 주검으로 떠올랐다. 눈에 최루탄이 박힌 채로. 어부는 시신을 끌어올려 부두 위에 내려놓았다. 사람들이 몰려들고, 신문기자가 왔다. 김주열은 매운 최루탄에 의해 스러졌지만, 그의 붉은 피는 4·19 혁명의 도화선이 됐다.
4월18일 고려대생들의 평화시위와 정치깡패들의 보복 테러, 4월19일 전국 초·중·고·대학생과 시민들의 시위, 4월25일 대학교수들의 정권퇴진 요구 등 숨가쁜 정국이 이어졌다. 결국 이승만은 4월26일 하야를 발표하고, 이기붕은 이틀 뒤 가족과 함께 자살한다.
50년 전의 일이지만 선거와 헌법, 권력과 국민저항, 민주주의의 의미 등 이 책이 던지고 있는 질문들은 여전히 유효하다. 또 4·19라는 역사적 사건을 만들어낸 주역이 학생들이었다는 점도 청소년에게 시사하는 바가 클 듯싶다. 역사는, 민주주의가 ‘어른들만의 일’이 아니라는 걸 가르쳐 주고 있다. 중학생부터.
전정윤 기자 ggum@hani.co.kr
윤석연 글·소복이 그림/한겨레틴틴·1만원 붉을 주, 매울 열… 김주열. 광복 직전이던 1944년 전라도 남원에서 태어났다. 가난 때문에 고교 진학이 1년 늦어졌던 그는 ‘하필’ 마산상업고에 지원한다. 왜 하필 ‘3·15 부정선거’가 있던 1960년, 혁명의 기운이 꿈틀거리는 마산이었을까. 이 ‘운명’은 평생 서로 엮일 일이 없을 듯했던 대한민국 초대 대통령 이승만과 빈농의 아들 김주열을 ‘역사’의 한복판에서 맞서게 했다.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와 한겨레틴틴이 함께 만드는 ‘십대가 만난 현대사 시리즈’ 첫권 <4·19 혁명> 편이 나왔다.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위원회 조사관 등을 지낸 윤석연씨가 집필했다. 한국 근현대사 최초의 ‘혁명’이라는 주제의 무거움을 소설이라는 형식을 통해 덜어냈다. 김주열의 어머니와 형, 시위를 주도했던 학생과 노점상들, 자유당 정권의 2인자 이기붕 등 다양한 인물들의 시점을 통해 4·19 혁명과 당시 사회상을 문학적으로 재구성했다. ‘그해’ 1960년에는 12년이나 지속된 이승만 정권의 장기집권을 또 연장하기 위한 부정선거가 있었다. 이름하여 ‘3·15 부정선거’. 금품 살포와 야당 후보 탄압은 기본, 3인조·9인조 조투표로 야당 후보에 대한 비밀투표를 막았다. 개표도 조작했다. 야당 민주당은 선거 포기를 선언했고, 마산시민들이 먼저 들고일어났다.
4·19 혁명
전정윤 기자 ggu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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