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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독서] 상어시체가 140억 작품이 되는 비밀

등록 2010-12-31 20:59

 은밀한 갤러리
은밀한 갤러리
은밀한 갤러리

1991년 영국의 데이미언 허스트는 방부제에 절인 거대한 상어 시체에 ‘살아 있는 누군가의 마음속의 불가능한 물리적인 죽음’이라는 길고 불가해한 이름을 붙였다. 이 박제상어는 15년 가까이 갤러리 수족관에서 썩어가다가 수집가에게 1200만달러(약 140억원)에 팔리면서 데이미언 허스트를 생존작가 중 최고의 작품값을 지닌 작가 반열에 올렸다. 2001년 미술계의 슈퍼스타 제프 쿤스가 도자기로 만든 가수 마이클 잭슨과 그의 애완 원숭이 버블의 모습을 담은 조각 작품 ‘마이클 잭슨과 버블’은 560만달러에 팔렸다. 보통 사람들이 자기 집에 별로 장식하고 싶어하지 않을 썩을 운명의 물고기나 거대한 조각 작품이 수백억원에 팔리는 이유는 과연 작가의 의도대로 ‘죽음의 필연성이 불러 일으키는 시각적인 충격’이나 ‘대중문화와 예술 사이를 뛰어넘는 도발’ 때문이었을까.

<은밀한 갤러리>는 작가와 갤러리, 경매회사들의 이름값이 미술작품의 가격표를 만드는 과정을 추적한다. “훌륭한 작가는 훌륭한 흥정가가 돼야 한다”는 제프 쿤스의 말처럼 현대 미술시장에선 너나 할 것 없이 마케터다. 작가의 도발적인 상상력, 심지어 사생활을 원가로 삼고, 소더비나 크리스티를 거치며 몸값을 불린다. 유명한 컬렉터들이 구입했다는 이력도 한몫한다. 데이미언 허스트의 두번째 상어 작품은 한국의 리움 미술관에 400만달러에 팔렸다고 한다. 몸값의 상당부분은 화제를 불러일으킨 첫번째 상어 덕분이다. 미술시장을 달구는 이름값의 실체를 짚으며, 이 천문학적 시장의 붕괴 가능성도 경고한다. 도널드 톰슨 지음·김진주 송희령 옮김/리더스북·2만원. 남은주 기자 mifoc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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