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주의란 무엇인가 제임스 랙서 지음·김영희 옮김/행성:B온다·1만2000원
민주주의란 무엇인가
제임스 랙서 지음·김영희 옮김/행성:B온다·1만2000원
제임스 랙서 지음·김영희 옮김/행성:B온다·1만2000원
민주주의가 인간 본성과 역사의 흐름 속에서 자연스럽게 생겨나고 발전한 것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그래서 한번 발전한 민주주의는 다시 퇴보하지 않으며, 최소한 현상태 정도는 영구적으로 유지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안타깝게도 민주주의는 당연한 진화의 결과물이 아니다. 오히려 아주 구체적이고 특수한 역사적 정황 속에서 대규모 권력 투쟁을 통해 발전해왔다. 그 ‘투쟁’이 멈추는 순간 민주주의는 언제라도 뒷걸음질할 준비가 돼 있다.
그렇기 때문에 ‘민주주의 생활자’로서 우리는 민주주의의 역사와 원리에 대해 알아야 한다. 이를 지키고 발전시키기 위한 방안도 함께 생각해봐야 한다. 그런 의도로 기획된 청소년·청년·시민을 위한 민주주의 교양 입문 시리즈가 나왔다. 출판사 ‘행성:비(B)온다’의 ‘민주시민 권리장전’이다. 첫 권 <민주주의란 무엇인가>는 캐나다 요크대 정치학과 제임스 랙서 교수가 집필했는데, 주제의 무거움에 비해 읽기의 부담이 적어 중학생 정도면 무리없이 읽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사실 한국이나 대부분의 선진국들은 통치자를 선출할 권리 등 형식적인 제도의 측면에서 보면 민주주의가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사회적 평등’의 측면에서 본다면 전례없는 ‘민주주의의 위기’를 겪고 있다. 이른바 세계화 이후 빈부 격차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 국영 기업 민영화와 규제 완화로 국가와 유권자의 역할이 크게 축소됐다. 대신 막대한 돈을 가진 거대 기업은 민주주의를 위협할 만한 힘을 갖게 됐다.
지은이는 우리가 위임한 권력이 거대 기업이 아닌 우리 자신을 위해 일해주기를 원한다면 “민주주의를 희망하라”고 말한다. 또 민주주의자가 머뭇거리느라 대규모 실업과 빈곤 같은 급박한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지 못했을 때, 다른 정치 세력이 그 틈을 활용해 민주주의를 무너뜨릴 수 있음을 경고한다. 그러면서 국민 다수의 삶을 다양한 방법으로 향상시키기 위한 정치 운동의 성공을 통해 민주주의가 거듭 발전해왔음을 상기시킨다.
강기갑 민주노동당 의원, 문성근 ‘백만송이 국민의 명령’ 대표, 박영선 민주당 의원, 유시민 국민참여당 참여정책연구원장 등이 추천사를 통해 이 책에 대한 관심을 드러냈다. 후속권 <법치란 무엇인가>도 출간됐으며, 앞으로 언론·인권·자유·정치·국가 시리즈로 이어질 예정이다. 중학생 이상. 전정윤 기자 ggu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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