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열하의 피서산장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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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한테는 연암 박지원의 견문기 <열하일기>로 더 잘 알려진 중국 지역 ‘열하’. 3세기 전 청조 때 이곳에 세워진 황제들의 ‘피서산장’이 흥미진진한 중국 역사의 무대가 된다.
<마왕퇴의 귀부인> 등 논픽션 이야기 중국사의 작가로 국내에도 꽤 알려진 웨난(42)이 이번에는 동료작가 진취엔(41)과 함께 청 황제들이 여름철 더위를 피해 머물렀다는 피서산장(일명 ‘열하행궁’)을 중심으로 한 이야기 <열하의 피서산장>(일빛 펴냄)을 냈다. 소설 형식을 취하되 역사 사실을 재구성한 이른바 ‘기실(紀實) 문학’이다.
피서산장은 베이징에서 동북쪽으로 260㎞ 떨어진 만리장성 너머 변방 ‘청더’(承德·옛 열하)라는 곳에 있는 황제들의 별궁. 강희제가 1703년 공사를 시작해 87년만인 건륭제 때(1790) 완공됐다. 면적 170만평, 담장 길이 10㎞에 이르는 중국 최대의 숲 속 황제공원이다.
이야기는 1673년 시작된다. 변방은 여전히 위태롭던 시절, 청나라 지배체제와 대립하던 삼번의 오삼계가 반란을 일으켰다. 타협을 종용하던 신하들과 달리 강희제는 단호했다. “만약 삼번을 평정하다 죽는 자가 있다면…마땅히 내가 첫번째가 되리라!” 그리고 8년 뒤 1681년, 삼번의 난이 평정되고 강희제는 변방의 지배를 공고하게 할 ‘정신적 장성’을 구상한다. 황제가 머무는 피서산장은 욱일승천하는 청 제국의 지배력을 과시했다. 북쪽 몽골 고원 인근에 조성된 거대 규모의 ‘목란 사냥터’에선 위력시위의 군사훈련을 방불케 하는 수렵행사가 벌어졌다.
이 산장을 중심으로 청나라 권력의 이야기가 전개된다. 청의 전성기인 강희·옹정·건륭제 동안 벌어진 세 황제의 치세와 제위를 둘러싼 치열한 암투, 그리고 정사에선 보기 힘든 황제 권력 주변의 잡다한 야사들이 담겼다. 출판사 쪽이 따로 찾아 넣은 여러 그림·사진들이 책 읽는 재미와 현장감을 더한다. 오철우 기자 cheolw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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