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도 괜찮다고 말해줘요!
잠깐독서
지금도 괜찮다고 말해줘요!
한겨레 신문사에서 사진기자를 하는 탁기형이 28년 만에 처음으로 낸 사진 에세이 책이다. 일상에서 발견한 사소한 흔적을 포착한 사진들에 곁들인 짧은 글들이 사진의 가치를 배가시킨다. 이 책엔 신문에 실렸던 사진은 없다. 그러나 독자들이 신문에서 보고 싶어할 법한 사진들로 가득 차 있다. 공원에서 만난 다람쥐, 공장의 굴뚝, 낙엽과 그림자, 낡은 전화기, 구름 또는 비둘기. 특별한 곳에서만 만날 수 있는 대상들이 아니라 살면서 마주치는 친숙한 이미지들이 등장한다.
우리가 눈으로만 보고 지나던 흔한 시공간을 카메라의 눈으로 잡아냈기 때문에 처음 책을 펼치면 술술 읽힌다. 하지만 첫 페이지부터 다시 펴면 시간이 더 걸린다. 읽고 나서 툭 던져놓았다가 다시 잡으면 처음부터 새로 보고 싶어지는 스타일의 책이다. 감정이 이입되기 때문인데, 이는 사진 한 장만 들여다본다고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먼저 사진을 음미해야 하고 그 뒤 여러 사진들을 묶음으로 살피게 되면서 새로운 느낌이 다가온다.
지나고 보니 “스스로 대견하게 느껴지는” 격동의 한국 현대사에 부대끼면서 찍은 그의 뉴스사진들은 독자와 시민들에게 큰 울림과 감동을 줬다. 그러나 이 책에 실린 “주변의 소박한 풍경과 심심한 일상들이 만들어 내는 작은 행복들”이 더 많은 독자를 따뜻하게 만들 것 같다. 뉴스사진과 소박한 일상사진의 경계가 옅어지고 있음을 새삼 깨닫게 된다. 대학에서 사진 강의도 하는 지은이는 사진찍기에 도움이 되는 소소하고도 본질적인 강의노트를 팁으로 곁들였다. 탁기형 지음/신원문화사·1만3000원. 곽윤섭 기자 kwak1027@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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