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에볼루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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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에볼루션
“네가 잘돼야 나도 잘된다.” 디지털시대의 생존전략 변화를 다룬 <코에볼루션>의 주장을 한마디로 정의하면 이렇다. ‘코에볼루션’은 함께 진화하고 함께 발전해나가는 것, 간단히 ‘공진화’(共進化)로 번역할 수 있는 단어다.
그런데 이상하다. 시장의 원칙은 “네가 못돼야 내가 잘된다”는 것 아닌가? 가령 어떤 상품의 시장점유율을 놓고 ㄱ사와 ㄴ사가 싸울 때, 한쪽의 점유율이 높아지면 다른 쪽은 낮아지지 않은가. 맞는 말이다. 하지만 소셜네트워크가 시대 변화를 이끌고 있는 현재는 ‘플레이어’가 많아졌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예전에는 목소리를 낼 수 없었던 협력사업자와 소비자 등이 ‘주체’로 등장했다. 이들이 바로 ‘나’를 잘되게 하는 ‘너’다. 이제 싸움의 승패는 누가 새롭게 등장한 플레이어들과 ‘공진화’할 수 있는가에 달려 있다.
<코에볼루션>은 이런 시각으로 소셜네트워크 시대 선두주자인 페이스북과 트위터의 성공 이유를 찾는다. 하버드대 대학생 마크 저커버그가 2004년 만든 페이스북은 불과 몇년 만에 미국 최대 항공기제조사 보잉의 기업가치를 넘볼 정도로 성장했다. 그 성장의 핵심이 바로 ‘코에볼루션’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소셜게임업체인 ‘징가’. 조그만 벤처기업인 징가는 ‘팜빌’이라는 게임을 페이스북 위에서 구현함으로써 페이스북에도 도움을 주는 한편, 그 스스로도 거대 게임업계로 성장했다. <코에볼루션>은 이런 ‘공진화의 원칙’이 이제는 기업을 넘어 사회와 문화에까지 침투해 들어가고 있다고 주장한다. 김준호 홍진환 지음/한스컨텐츠 펴냄·1만5000원. 김보근 기자 tree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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