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파사 카페>의 작가 나라얀 와글레
‘팔마사 카페’ 작가 나라얀 와글레
“기자로서 매일 벌어지는 사건들을 보도하면서도 그것만으로는 진실을 전달하는 데에 한계가 있다는 생각을 했어요. 제 소설은 허구의 인물들이 등장하는 허구의 이야기이지만, 거기에는 제가 듣고 본 사실들이 담겨 있으며 무엇보다 사건의 배경이 되는 네팔의 역사를 다루고 있습니다.”
네팔에서 2005년 5만부라는 ‘기록적인’ 판매 부수를 보인 소설 <팔파사 카페>의 작가 나라얀 와글레(43·사진)가 한국을 찾아 27일 낮 기자들과 만났다. 한국에서도 올해 초 번역돼 좋은 반응을 얻은 그의 책은 젊은 화가와 그의 연인인 다큐멘터리 영화감독, 친구인 마오이스트 반군 간부 등을 등장시켜 내전으로 얼룩진 네팔의 아픈 현대사를 생생하게 그려 보인다.
“네팔 독자들은 이 소설의 주인공들이 자신과 같거나 자신이 아는 누군가와 비슷하다고 느낍니다. 또 소설 속 사건들도 비교적 최근에 네팔에서 일어난 일들을 소재로 삼았기 때문에 익숙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1992년부터 기자로 일하고 있는 그는 95년 서울대 등의 초청으로 처음 한국을 방문해, 이번이 네번째다. “이웃 나라 인도를 빼고는 가장 자주 다녀본 외국이어서 한국에 오면 집에 온 듯 편안하게 느껴진다”고 했다.
28~30일 열리는 인천 아알라(aala·아시아 아프리카 라틴아메리카) 문학포럼에 참가하러 온 그는 “정치와 평화, 문학의 관계에 대해 발표해 달라는 주최쪽의 요구가 내 관심사와 일치해서 부담 없이 초청에 응했다”고 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네팔에서 <팔파사 카페>를 ‘발견’해 한국어판 번역을 주선한 류시화 시인이 동석해 작품에 관한 설명을 곁들였다. 류 시인은 “<팔파사 카페>를 읽은 네팔 독자들은 거의 모두가 울었다고 들었다”며 “이 소설이 네팔에서 유례없는 성공을 거둔 이유는 휴머니즘 덕분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네팔의 다른 유명 시인·소설가들의 작품 역시 국내에 소개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글 최재봉 선임기자 bong@hani.co.kr
사진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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