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선미 작가
황선미 작가 동화 두권 나란히 100만권 ‘놀라운 기록’
역대 동화 밀리언셀러 두권뿐
위축된 시장서 이례적 성취
역대 동화 밀리언셀러 두권뿐
위축된 시장서 이례적 성취
100만부 이상 팔린 밀리언셀러가 극히 드문 국내 아동문학책 시장에서 한 동화작가의 두 작품이 나란히 100만부 돌파를 앞두고 있다.
28일 출판계에 따르면 황선미(사진) 작가의 창작동화 <마당을 나온 암탉>(사계절)과 <나쁜 어린이 표>(웅진주니어)가 5월5일 어린이날쯤 100만부를 돌파할 예정이다. 이날 현재 두 권 모두 99만권가량 팔린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아동문학 작가의 밀리언셀러 두 권 배출은 처음 있는 일이다(학습만화, 전집류 제외). 아동문학책 가운데 지금까지 밀리언셀러에 올랐던 작품은 <강아지똥>(권정생 지음), <괭이부리말 아이들>(김중미)에 불과했다. <괭이부리말 아이들>이 방송 프로그램에서 집중 조명을 받았다는 점을 고려할 때, 실제 국내 아동문학 서적 가운데 밀리언셀러는 단 한 권에 불과하다는 해석도 있다.
황 작가의 두 책은 1999년(<나쁜 어린이 표>)과 2000년(<마당을 나온 암탉>)에 나왔다. 10여년 만에, 비슷한 시기에 밀리언셀러에 오르게 된 셈이다. 출간 직후 베스트셀러에 오르지 않으면 시장에서 대부분 사라지는 출판시장 관행이나, 최근 입시에서 논술 비중이 주는 등의 이유로 급속히 위축되고 있는 어린이책 시장 상황을 고려할 때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황 작가는 이날 <한겨레>와의 전화 통화에서 자신의 두 작품이 밀리언셀러에 오르게 된 배경에 대해 “특별한 아이디어가 아니라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보편적인 이야기를 다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한권 한권이 쌓여 10년 만에 밀리언셀러가 된 것”이라며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얼떨떨하다”고 밀리언셀러 동시 돌파를 앞둔 소감을 밝혔다.
<나쁜 어린이 표>는 ‘나쁜 어린이’ 스티커를 통해 아이들을 규제하려는 선생님과 착한 어린이가 되고 싶지만 번번이 나쁜 어린이 스티커를 받게 되는 주인공 건우의 이야기다. 1990년대 말 체벌이 금지된 다음 일선 교육 현장에서 종종 벌어졌던 상황을 어린이의 시선으로 바라본 리얼리즘 동화다. 어린이신문 <굴렁쇠>에 1999년 연재되었던 글을 모은 것으로 실제로 두 아이의 엄마이기도 한 작가의 경험이 토대가 됐다. 학부모, 교사, 아이들이 마치 자신의 이야기라고 생각할 만큼 생생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마당을 나온 암탉>은 알을 품고서 병아리의 탄생을 보겠다는 소망을 가지고 ‘편안하고 안락한’ 양계장을 뛰쳐나온 암탉 ‘잎싹’의 이야기다. 삶과 죽음, 도전과 자유 같은 심오한 주제를 우화적 기법으로 드러냈다. 꿈을 간직한 삶의 당당함과 지극한 모성애를 담은 이 책은 출간 초기부터 화제를 모았고 어른용 동화라는 평가를 받아 성인용 양장본판이 나오기도 했다.
30년간 우리나라 베스트셀러를 분석한 <베스트셀러 30년>의 지은이인 한기호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소장은 “<마당을 나온 암탉>은 누구나 공감할 만한 성장소설이고 <나쁜 어린이 표>는 체벌이 금지된 교실에서 일어날 법한 사건을 소재로 삼았다”며 “실제 현실에서 느끼는 우리 아이들의 마음을 잘 어루만져주고 있다는 점에서 황선미 작가는 고 권정생 선생 이후 가장 주목할 만한 아동문학 작가”라고 평가했다.
한편 사계절과 웅진주니어는 황 작가의 책이 밀리언셀러에 오른 것을 기념해 5월14일 북콘서트를 연다. 서울 성동구 행당동 소월아트홀에서 열리는 콘서트에서는 황 작가와 독자 400여명이 참가해 두 작품의 100만부 돌파를 축하하고 작품에 대한 얘기를 나눌 예정이다. 글 권은중 기자 details@hani.co.kr 사진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나쁜 어린이 표>
<마당을 나온 암탉>
한편 사계절과 웅진주니어는 황 작가의 책이 밀리언셀러에 오른 것을 기념해 5월14일 북콘서트를 연다. 서울 성동구 행당동 소월아트홀에서 열리는 콘서트에서는 황 작가와 독자 400여명이 참가해 두 작품의 100만부 돌파를 축하하고 작품에 대한 얘기를 나눌 예정이다. 글 권은중 기자 details@hani.co.kr 사진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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