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전문가 가족의 사이버 중독 탈출기
잠깐독서
IT 전문가 가족의 사이버 중독 탈출기
마우스를 클릭하면 그들은 모두 자신만의 세계로 들어간다. 아버지는 마우스가 인도하는 사이버 세계에 들어서야만 비로소 머릿속에서 업무 관련 아이디어가 꿈틀대기 시작한다. 학교에 다니는 두 아들은 그곳에서 지친 머리를 쉬게 하며 휴식을 찾는다. 엄마도 이어폰을 꼽고 인터넷으로 한국 드라마 재방송을 보는 재미에 푹 빠져 있다.
< IT 전문가 가족의 사이버 중독 탈출기>에 실린 아이티 전문가 이재용씨 가족의 일상이다. 초창기 국내 아이티 업계에서 일했던 이씨는 외국 아이티 업체로 옮겨 통신전문가로 일했고, 현재 가족과 함께 캐나다 밴쿠버에서 살고 있다.
문제는 아빠가 늘 컴퓨터로 작업을 해온 탓에 온 가족이 어느새 사이버 중독에 빠져버렸다는 것이다. 아이티 전문가에게도 아이들의 사이버 중독은 말려야 할 일일까? 이씨는 “그렇다”고 대답한다. 사이버가 단지 허구의 세상은 아니지만, 그래도 발을 딛고 있어야 하는 것은 현실 속 가족, 친구, 동료와의 관계이기 때문이다. 책은 사이버 중독의 현황을 조망하고, 사이버 세계가 갖고 있는 현실 속 의미를 살펴본 뒤 자녀들을 어떻게 사이버 중독에서 빠져나오게 했는지 자세히 설명한다. 첫 시작은 강제일 수밖에 없다. 어떤 중독자도 자신의 힘으로 중독에서 벗어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씨는 아이들의 컴퓨터 사용시간을 줄이고, 정부가 지원하는 인터넷 통제 프로그램을 설치할 것을 권한다. 하지만 그 모든 것은 대화와 신뢰에 바탕을 둬야 한다. 이씨는 그래서 오늘도 아이들과 현실에서, 그리고 메신저로 끊임없이 대화를 나눈다. 이재용 지음/CUP·1만2000원. 김보근 기자 tree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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