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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이사람] “머털도사의 역사기행…왜 진작 안했나 아쉬워”

등록 2011-05-10 19:25

만화가 이두호씨
만화가 이두호씨
선사시대부터 4·19까지 소재삼아
3년만에 두권 출간…2013년께 완간
“배우는 아이들 위해 고증에 심혈”
‘만화 한국사 수업’ 펴내는
만화가 이두호씨

“손자들이 초등학교 졸업하기 전에 끝내려 했는데 (완간이) 좀 늦어질 것 같네요.”

<객주> <임꺽정> <덩더꿍> <바람소리> 등 주로 조선시대의 야사를 소재로 한 굵직한 역사만화를 주로 그려 ‘바지 저고리 만화가’라는 별명을 가진 만화가 이두호(69·사진)씨가 10권짜리 한국사 통사를 그리는 대작업에 나섰다. 3년 동안 매달려온 첫 성과 <이두호의 만화 한국사 수업>(월드김영사 펴냄)이 최근 두 권 먼저 선보였다. 만화가이자 작가인 이은홍씨가 글을 쓰고 이씨가 그림을 그린 합작 프로젝트이기도 하다.

이두호 만화의 대표 캐릭터인 머털이, 또애, 방실이가 누덕도사, 누룩거사, 왕질악 도사와 함께 도술로써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우리나라 역사의 현장에 가본다는 줄거리. 때때로 변신한 나비나 거미의 시점으로 그려낸 독특한 앵글도 볼거리다.

10일 성동구 군자동 작업실에서 만난 이씨는 이날도 새벽 6시부터 나와 6권 임진왜란 직전상황을 그리고 있었다. “일본에 다녀온 김성일이 선조한테 결과를 보고하는 장면인데, 당시 나이를 몰라 찾고 있었어요. 두 사람이 동시에 등장하는데, 얼마나 다르게 그려야 할지를 가늠하죠.”

그는 한국사 이전 야사를 그릴 때가 훨씬 편했다고 했다. 등장 인물이 민초들인데다, 고증보다는 작가의 상상력을 많이 펼치면서 정확성보다 재미에 무게를 둘 수 있기 때문. 하지만 이번 한국사에서는 조선시대로 넘어올수록 자료가 많아 오히려 부담스럽다. 게다가 컬러작업이다.

“조선시대 왕의 곤룡포가 태조 때 청색이었다가 인조 이후부터는 붉은 색이었대요. 일일이 확인하려니 그리는 시간보다 자료찾는 시간이 더 걸려요. 배우는 어린이들이 볼 건데 함부로 할 수 없잖아요.”

그는 매일 꼬박 12시간을 작업에 매달린다. 붓을 잡는 오른손 아귀는 뻐근해지고 눈도 침침해진다. 컴퓨터로 7~8시간씩 색깔을 입히고 나면 사물이 두 개로 보일 정도. 3년 전 세종대 교수직 정년을 맞으면서 호기다 싶어 작업을 떠맡았는데 예상보다 힘들다고 했다. 10권 완간은 2013년 초쯤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제가 역사에 무지했다는 걸 절감해요. 20년 전쯤 지금처럼 구체적으로 파고들었더라면 제 만화의 영역이 더 넓어지지 않았을까 싶어요. 참 아쉽죠.”

그는 앞으로 4·19 혁명까지 그릴 계획이다. “무엇으로 마무리할거냐는 문제는 민감하죠. 시리즈의 느낌을 좌우하니까요. 제가 역사학자도 아니고 사관이 뚜렷한 사람도 아니지만 대비되는 관점을 제시하고 싶어요. 판단은 독자들이 하도록 말이죠.”

그는 어린이는 물론 학부모들이 공감하고 역사에 대한 흥미를 갖게 되는 계기가 되면 바랄 게 없다고 했다. “할아버지가 손주들한테 들려주 듯이 그렸어요. 요즘 아이들 할머니 성도 잘 몰라요. 하물며 나라에 대해서는 더 그렇죠.” 글 임종업 선임기자 blitz@hani.co.kr

사진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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