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네이티브 스토리
잠깐독서/ 디지털 네이티브 스토리
한국의 ‘디지털 네이티브’도 쿨할 수 있을까? ‘마우스를 쥐고 태어난 세대’의 성공기를 다룬 <디지털 네이티브 스토리>가 궁극적으로 던지는 질문이다. ‘디지털 네이티브’는 어려서부터 디지털에 익숙한 요즘 젊은 세대를 가리키는 것으로, 나이 들어 디지털을 배우는 ‘디지털 이주민’과 구분되는 말이다.
‘디지털 네이티브’는 쿨한 맛이 특징이다. 고등학생 때 시냅스라는 프로그램을 만든 마크 저커버그가 대표적이다. 페이스북 창업자인 저커버그가 프로그램을 어린 나이에 만든 것이 놀랍다는 것이 아니다. 이 당찬 고등학생은 당시 내로라하는 기업들이 높은 가격에 시냅스를 인수하겠다고 나섰지만, 이를 모두 물리치고 프로그램 소스를 인터넷에 공개해버리는 쿨한 선택을 했다.
저커버그만이 아니다. ‘디지털 네이티브’는 일과 놀이의 경계를 허물고, 성공이라는 개념마저 바꾸어놓았다. 이들에게 성공은 ‘많은 돈’과 ‘높은 지위’에 국한되지 않는다. 그 성공은 일에서 찾는 ‘재미’일 수도 있고, 스스로의 ‘만족’일 수도 있다. 그래서 ‘디지털 네이티브’는 근엄하지 않다. 트위터 본사에 들어서면 가장 눈에 띄는 것이 ‘내일은 더 나은 실수를 하자’고 쓰인 액자라고 한다. 더욱이 그 액자는 거꾸로 걸려 있단다. 이유는? “재미있으니까.” 이런 쿨한 모습이 징가, 그루폰, 길트 등 잘나가는 소셜네트워크 업체를 관통하는 공통점이다. 책은 한국의 디지털 네이티브들이 이런 쿨한 모습을 보이기보다는, 대기업 입사를 위한 스펙을 쌓는 데 에너지를 쏟고 있다고 안타까워한다. 이지선·김지수 지음/리더스하우스·1만4000원.
김보근 기자 tree21@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