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버먼의 자본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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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버먼의 자본론
리오 휴버먼은 세계적 베스트셀러가 된 자신의 책 <자본주의 역사 바로 알기>(1936) 마지막 장을 당대에 전세계를 강타한 대공황의 등장에 맞췄다. 그는 탐욕 때문에 결국 파멸하는 동인도 제도의 원숭이 이야기를 ‘자본가를 위한 교훈’으로 들려주면서 끝을 맺었다. 1950년에 출간된 이 책 <휴버먼의 자본론>은 대공황 이후 1930~40년대를 다뤘다. 시장경제의 맹주인 미국의 사회경제시스템을 본격적으로 해부한 후속편이라고 할 수 있다.
“어느 정당이 집권하든, 어떤 대통령이 통치권을 장악하든 전혀 중요하지 않다. 우리는 정치인도 아니고, 사회 사상가도 아니다. 우리는 부자들이다. 우리는 미국을 소유하고 있다. (…) 할 수만 있다면 우리는 미국을 끝까지 장악할 생각이다.” 미국 은행가 프레더릭 타운센드 마틴이 한 말이다.
책을 읽다 보면 기회의 땅, 풍요로운 생활 수준, 민주주의 원리, 자유경쟁적 기업, 자유와 평등 같은 “당신들이 믿고 있는” 미국 자본주의에 대한 신화와 달콤한 환상은 현실을 바로 보도록 눈뜨게 해주는 풍부한 논픽션 속에서 명쾌하게 무너진다. 때로는 미 의회 보고서와 대통령 연두교서를, 때로는 어느 시인의 시구를, 때로는 의회의 증언대에 선 노동자의 발언을 통해 불평등과 독점이 판치는 현실 미국 자본주의의 역사적 풍경이 생동감있고 흥미로운 필치로 드러난다. 오직 이윤을 위해 생산하는, ‘정신없이 돌아가는 회전목마’ 미국에 만연한 궁핍과 공황 그리고 전쟁은 자본주의가 피할 수 없는 본질임을 역설하며 여전히 그리 달라지지 않는 지금의 현실을 돌아보게 한다. 김영배 옮김/어바웃어북·1만6000원.
조계완 기자 kye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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