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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이사람] “내 일기장 보여주듯 설레고 떨리네요”

등록 2011-07-21 20:04

첫 산문집 ‘생각의 일요일들’ 펴낸 소설가 은희경씨
지난 7개월 단상·트위터글 묶어
‘소설 쓰기’ 연륜과 통찰 선보여
“다른 방식 글쓰기라 기분 좋아”
“일기장을 공개하는 기분이에요. 남들이 많이 봐 줬으면 하는 생각도 있고, 다른 한편으로는 보지 않았으면 하는 심사도 있구요. 일반적인 의미의 산문집은 아닐지도 모르겠어요. 그렇지만 청탁 받아 쓴 글들이 아니고 제 흥에 겨워, 쓰고 싶은대로 편하게 쓴 글들이라 더 제것 같은 느낌이 있어요.”

소설가 은희경(사진)씨가 등단 16년 만에 첫 산문집 <생각의 일요일들>을 펴냈다. 지난해 1월부터 7월까지 장편소설 <소년을 위로해줘>를 인터넷에 연재하는 동안 독자들을 향해 매일 썼던 단상들, 그리고 같은 기간에 트위터에 올린 짧은 글들이 묶였다.

21일 낮 기자들과 만난 그는 “중요한 세미나가 끝난 뒤 뒤풀이 술자리에서 가까운 이들에게 말하듯이 썼다”면서 “남들은 어떻게 볼지 몰라도, 소설과 다른 방식의 글을 쓸 수 있다는 걸 스스로도 확인한 것 같아 나로서는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연재 원고를 썼던 장소에 따라 연희동, 작업실(일산), 독일, 원주, 시애틀 등으로 장을 나눈 책에서 작가는 소설 연재의 안과 밖, 작가의 일상, 문단 동료들과 교우, 그리고 음주 편력과 휴대전화 컬러링 역사 등을 허물없이 털어놓는다.

“장편 연재 시작부터 마지막날까지 글을 어떻게 쓸까 등등의 실제적인 고민과 관심사가 들어 있는 일종의 작가 노트라 할 수도 있겠죠. 독자들이 궁금해하는 질문에 대한 대답도 있고, 독자의 제안을 받아들여서 소설에 활용하기도 했어요.”

작가 스스로는 가벼운 글이라고 겸손해했지만, 사실 책 안에는 소설과 소설 쓰기에 관한 작가의 연륜과 통찰을 엿볼 수 있는 금언 같은 구절들이 가득 들었다. 이런 식이다. ‘소설을 쓰고 있을 때는 온 힘을 다해 나를 믿을 수밖에 없다. 그래야 쓸 수 있으니까. 나를 믿기 위해서는 또 온 힘을 다해 명랑과 활기를 연출하고, 뻔뻔스러우며 센 척해야 한다. 그래야만 끝마칠 수 있기 때문이다.’ ‘새 소설을 쓰기 시작할 때에 꼭 하는 일이 두 가지 있어요. 집 떠나 새로운 공간을 찾는 일과 손톱 깎기. 익숙한 공간에서는 뻔한 생각밖에 안 떠올라서 떠나는 거구요. 그리고 손톱이 길면 갑갑해서 자판을 치지 못하거든요.’

지난해 3월부터 트위터를 시작했다는 작가는 “트위터는 하나의 ‘다정한 세계’ 인 것 같다”고 말했다. “트위터를 시작한 것은 늦은 밤이나 새벽에 혼자 깨어 있을 때, 다른 누군가도 이 시간에 함께 깨어 있다는 걸 확인할 수 있어서 각성도 되고 위로도 되어서였어요. 그런데 하다 보니 어디까지 스스로를 노출해야 하는지 신경도 쓰이고, 모르는 사람들이 나를 보고 있다고 생각하니까 말을 조심스럽게, 깎아서 해야 한다는 생각에 불편해지기도 하더군요. 지금은 그 양쪽 사이에서 적절한 균형을 잡으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최재봉 선임기자 b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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