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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이사람] “망명의 아픔 일본까지 알려 여한없어요”

등록 2011-08-01 19:54

재일 언론인 정경모(87)
재일 언론인 정경모(87)
일어판 회고록 ‘역사의 불침번’ 펴낸 재일 언론인 정경모씨
노망명객 일대기 담은 한글판
아들 강헌씨가 일본어로 번역
새달 24일 도쿄서 출간기념회
“이제 정말 여한이 없어.” 지난해 10월 자전 회고록이 나왔을 때 감격스러워했던 재일 언론인 정경모(87·사진) 선생이 또 한번 ‘여한’을 풀게 된 소감이다.

그는 최근 회고록 <시대의 불침번>(한겨레출판)의 일어판 <역사의 불침번>(후지와라서점·작은 사진)을 펴냈다. 2009년 5월부터 7개월 가까이 <한겨레>의 ‘길을 찾아서’에 연재할 때부터 커다란 반향을 모았던 그의 ‘특이한’ 인생 역정을 장남인 정강헌씨가 일어로 옮긴 것이다. 오는 9월24일에는 도쿄에서 한·일 두 나라 지인들과 함께 조촐한 출간기념회도 열 예정이다.

한글판 회고록이 나왔을 때 수많은 독자들이 축하 인사를 보냈지만 정작 주인공인 그는 함께할 수 없었다. ‘찢겨진 조국’을 떠난 지 어언 반세기, 이른바 ‘민주화’ 이후에도 돌아오지 못한 채 ‘재일 망명객’으로 남아 있는 그는 바다 건너 요코하마의 자택에서 독자들이 보내는 편지나 지인들과의 통화로만 감회를 나눌 수 있었다. 그만큼 안타까움이 컸다.

일어판 <역사의 불침번>(후지와라서점)
일어판 <역사의 불침번>(후지와라서점)
이번 일어판 회고록 발간은 그의 망명 일생을 지지해준 지인들과 그의 가르침을 받은 일본인 제자들의 성원으로 가능했다. “나를 아는 일본인들이 내 살아온 이야기를 궁금해들 하는데 한국말을 잘 알지 못하잖아? 나는 나대로 여한을 풀고 싶었고 말이야.”

실제로 <마이니치신문>이 지난달 14일치에 인터뷰 기사를 통해 ‘망명 한국인 정경모씨의 자서전 <역사의 불침번>’ 출간 소식과 함께 그의 일대기를 비교적 자세하게 소개하는 등 벌써부터 일본 언론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일본에서 오랫동안 한국 민주화와 한반도 통일을 논해온 한국인 정경모씨가 자서전을 냈다. 저자의 기구한 운명을 통해 전후 동아시아사를 개관할 수 있는 드문 책”이라고 소개한 기사는 ‘스스로 민족주의자로 칭하는’ 그의 민족주의론을 다음과 같이 인용해놓았다. “대체로(민족주의는) 구미가 밀어붙인 근대 가치관에 저항하고, 자민족이 하나의 국가를 이루면서 타국의 영향을 받지 않고 독립하는 것을 가리킨다. 일반적으로 민족주의는 혈통을 강조하는 나머지 배외적으로 되기 쉽지만 내가 말하는 민족주의는 절대로 혈통주의가 아니다. 민족은 역사다. 즉 같은 억압의 역사를 경험해온 무리라는 의미에서 민족이란 말을 쓴다.”

이 신문은 ‘이 책은 일본에 대해 과도하게 공격적이라고 느낄 만한 면이 없지 않지만 그렇게 얘기하는 정씨의 배경을 제대로 읽어낸다면 일본과 한반도가 함께 앞을 향해 나아가는 계기의 하나로 살려갈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정 선생은 “일본 언론에서들 내 책에 관심을 보여주는 건 고마운 일인데, 일부에서 ‘김대중’과 얽힌 인연이나 비교 묘사를 하려고 해서 부담스럽다”고도 했다. 1989년 문익환 목사와 함께 역사적 인 평양 방문을 결행해 6·15 남북공동성명의 초석이 된 4·2 공동성명의 바탕을 다진 그였으나, 김대중정부마저도 그에게 ‘전향’이란 귀국 절차를 요구하자 크게 낙담했던 아픈 기억도 있기 때문이다.


도쿄 재일한국인와이엠시에이(YMCA) 회관에서 9월24일 오후 5시에 진행될 출간 기념회에는 임재경 전 한겨레신문사 부사장과 백낙청 명예교수를 비롯해 함세웅 신부, 황석영 작가, 김자동 임시정부기념사업회장, 배우 문성근씨 등 지인 10여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참석을 원하는 <한겨레> 독자들은 하니여행사(02-3273-6594, 010-3950-0115)로 신청하면 된다.

글·사진 김경애 기자 ccandor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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